劍蕭江湖
The Swordsm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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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 세지위
출연 ; 유송인,서소강,윤천조,양공려,오연화...


등장인물 소개


무겁다.
검소강호는 제목처럼 근엄한, 제목처럼 무거운 이야기다. 마치 나같다.
원작은 '유성호접검'이라는데..읽어본 적 없슴이다. 그러나 원작을 읽지 않았어도 원작의 비장함을 느낄 수 있다. 아마도 원작보다도 더 멋지고 더 혀에 달라붙는 스토리일 것이다. 아직까지도 검소강호를 접해 보지 않았다면 앙꼬없는 찐빵을 지금껏 꾸역꾸역 먹고 있었다고 생각해도 무방하다.

사족을 붙이자면 검소강호의 별미는 처음 도입부분의 노래부터 있다. 저음의 여자목소리가 이 이야기는 앞으로 어떤 이야기가 될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잊을 수 없는 그 가사 내용. '네가 내 아픔을 볼까봐 두려워...' 담은 뭐더라????
무협시리즈중에서 몇 손꼬락 안 에 들어가는 가슴을 후벼파는 주제곡이다. 그래서 내 가슴은 뻐엉 뚫여 있다...아, 추워...

검소강호의 포괄적인 주제는 "욕망" 이다. 권력을 쟁취하고 싶은 욕망, 사랑을 얻고 싶은 욕망, 최고가 되고 싶은 욕망, 날씬해지고 싶은 욕망..앗 이건 아니다...많은 무협시리즈에서 기본적으로 나오는 주제를 검소강호만큼 뼈져리게 다룬 작품도 흔치는 않을 것이다. 한비자는 만족할 줄 아는 욕망이 진정한 욕망이라고 보았다. 허용되는 범위내에서 욕망의 발전은 인간의 필요악인 것이다. 검소강호는 허용되는 범위를 넘어선 행동을 보이는 캐릭터들의 심리묘사와 갈등구조에서 그 묘미를 보이고 있다.

처음 도입부분부터 등장하는 일본무사, 유생일검(서소강 분)의 욕망은 최고의 무사가 되겠다는 흔해 빠진 욕망이다. 그는 연북비에게 패함으로써 욕망이 좌절되고 명예로운 죽음의 방법으로 할복을 택한다. 지금까지 중원의 무인들에게만 익숙해 있던 나에게는 왜 죽는지 알 수 없는 보신탕 생각나는 죽음을 그는 택한다. 일본인들에게는 아름다운 미학의 완성판이라는 할복을 통해서. 할복을 할때는 남들이 보고 있는데서 해야지 아무도 없는 곳에서 한다면 이거~ 또 아름다움에 위배되는 행위다. 어린아이가 보는 사람이 없을땐 잘 놀다가 누가 있으면 울고 때쓰는 것과 일맥상통한다.
일본인들의 무사정신은 어떤 것일까. 협녀틈천관에서 보여준 치사빤쓰 스타일의 일본무도 정신과 검소강호에서 유생일검의 무도정신은 뭐가 다른 것일까.

사실 협녀틈천관에서 보여줬던 일본 무사의 가치관념은 오히려 그 실제에 가깝다. 주군에게 절대충성을 보여야하는 강렬한 책임감이 일본 무사정신의 뽀인트이다. 일본무사 유생일검의 스타일은 단순히 중원의 무인들에게 일본옷을 입히고 게다짝 신키고 일본적인 약간의 색채를 가했을 뿐 일본 전통무사는 아니라고 본다. 유생일검 자신은 그렇게 싸이비일본무사이면서도 지가 살려 낸 초강남은 일본무사처럼 무조건적인 복종을 요구한다. 한마디로 지 좋은 건 다 하고 살고 싶은 얌체다.

유생일검이 우아하게 바닷가에서 죽음을 맞이한 후, 포상휴가 아니 포상결혼식을 받은 연북비는 정파인물들에 의해서 암살을 당하게 된다. 혼례복을 입고 저승길로 가는 많은 무인들....결혼식 장면이 나온다면 일단은 그때 모종의 사건이 발생한다고 보면 정답이다. 아내와 함께 죽음의 길을 들어선 연북비의 캐릭터는 최고경지에 다다른 무인이 은거해서 가족들과 잘먹고 잘사는 전형적인 케이스이고 이런 캐릭터는 어떤 이유에서든지 당연히 다시 강호로 발을 들여 놓게 된다. 그리고는 죽는거지..뭐. 무협시리즈 하루 이틀 보냐?
그리고 다음에는 그를 쏘옥 빼닮은 아들넘이 장성해서 그때 그사람들을 몽조리 박살내던지, 사랑으로 용서하든지..뭐 그런 뻔한 내용이 전개된다.

그런데 연북비의 아들인 백운은 이상한 스토리를 전개시킨다. 복수의 칼날은 잠깐만 갈고..나머지 시간은 뭘 하는건지 도통 감이 안잡힌다. 애딸린 이쁜 아줌마를 사랑하고 그녀와 함께 사는 것까지는 좋았다...아주 아주~ 좋은 현상입니다. ^^;; 그 녀가 죽자 금새 또 다른 사랑에 빠져든다. 보통 사랑이 많은 남자들은 절대로 혼자서는 못산다는 통계를 증명이나 하듯이. 쥑일노므스키... 그렇지만 백운의 문제는 여러개일 수 있는 사랑에 있는 것이 아니다.
소연(양공려 분)이라는 여자의 간계에 넘어가 아버지처럼 되려하던 그의 정체성에 문제가 있다. 물론 소연탓만은 아니다. 어린 시절 그에게 영웅과도 같았던 그의 아버지처럼 되고 싶은 마음은 언제라도 간직하고 있었고 그런 마음이 유생일검과 결전을 벌여야 한다는 상황에 핑게를 대면서 그의 욕망이 현실로 나타난 것이다.

그는 겉보기보다 독립적인 인간이 아니다. 무언가 내적인 조종에 복종해 가면서 사는 모습이 역력하다. 어린시절 백운의 이상적인 인간형으로 보여지던 아버지의 심리적 자이로스코프가 커서는 효월이라는 여자에게 넘어간다. 즉 아버지의 역할이 효월에게로 넘어간 것이다. 아버지를 대체하는 인물은 효월에서 막수로 그리고 소연으로 넘어간다. 그의 모든 행동은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이 주변인물들에 의해서 설계되어진다. 그걸 알지만 모른척함으로써 백운은 모든 심적부담에서 탈피한다. 이런 넘이 주변에 있다면 우리는 "마마 보이~~~~ " 라고 놀리면 된다. 짜증나는 주인공의 유형이다. 얼굴도 짜증나게 주름많다.

검소강호에는 또다른 흐름이 있다면 그 것은 당연히 초강남이라는 인물설정이다.
초강남은 냉혹한 인물로 묘사된다. 그만큼 그 성격의 확실성도 보장이 된다.
야심을 숨기고 칠성루에 제 2인자로 그의 인생을 산다. 부드럽고 현명한 남자로서 위장한 그는 악역의 카리스마를 한 손에 쥐고 누가 주인공인지 헷갈리게 한다. 내 기억속에 검소강호는 초강남이 주연이다. 그러는 편이 더 자극적이다.
온 몸이 쭈볏하는 초강남의 인물설정에도 불구하고 그의 삐뚤어진 사랑에 연민을 느끼지 않을 수 없고 그의 계략이 성공할 수 있다면 하는 바램도 갖는다. 사실 초강남의 계략이 성공하여 그의 아버지 단목기가 세력을 확보해도 나에게 달라질 것은 아무 것도 없으니까...기왕이면 인물좋은 견지강이 성공하는 것을 보고 싶었다.

웃음소리가 다소 거슬리기는 한다. 아직 자리 안잡힌 쌍커풀이 부담스럽기도 하다. 그래도 쭈그렁 방텡이 유송인은 사양할래..
인간의 생명에는 끝이 있지만 타락한 지혜에는 끝이 없다. 자연의 섭리를 무시하고 잔대가리 굴러가는데로만 간다면 초강남과 같은 결말을 가져올 것이다. 초강남은 현실을 떠나서 살면 안되는 인물이다. 아버지를 위한 것인 인생인지 자신을 위한 인생인지 철저히 생각해보고 살았다면 백운이 아닌,그가 진막수와 결혼하여 행복하게 살았을런지도 모르는 일이다. 그러나 백운처럼 아버지 자체가 되고 싶어했던 것보다는 백번 낫다. 역시 인물 좋은 애는 생각도 좋다.
그치만 말이지...화끈한 악역이 아니라 치졸한 악역이었던 초강남은 내내 시린 가슴을 쓸어내리게 한단 말이지...

악역이어도 멋지당... 파란 눈의 사나이가 된 견지강. 연기가 힘들었나? 눈똥자 색깔로 분위기를 잡는다.

 

 

검소강호의 또다른 특징은 비련의 인물들 집합소라는 것이다.
하나씩 따져 봐도 행복한 인물이라고는 찾아 볼 수가 없다. 초강남 못지않게 슬픈 그러나 원하는 죽음을 맞이한 사나이가 바로 진백천의 아들인 "윤천조"이다. 근데 윤천조가 했던 역의 이름이 기억 안난다. 아..쓰바 뚜껑 열린다. 성격급하고 싸움에 능한 이 남자가 아내를 사랑해 가는 과정을 보고 있노라면..그의 부인이 얼마나 행복한 여자인지 느낄 수 있다. 그의 눈매에서 입가의 표정에서 진실한 남편의 사랑이 보여진다.
우리 남편 이런 표정을 나에게 보여준적이 있던가? 없든가? 엄따...ㅜ.ㅜ
윤천조가 죽은 아버지의 형제를 생각하면서 눈물을 흘리는 장면은 지금껏 보아온 어떤 남자의 눈물 보다도 더 애절하고 뜨거운 슬픔이 담긴 풍부한 모습을 보여준다. 아..정말 연기 죽인다.

싸우다 죽을지언정 폐인이 되어 있기는 원망한 그는 그 시대 의료기구 휠체어를 타고 단목기의 아지트로 향한다. 그리고는 단목기의 호박은 구경도 못한채 영웅적인 죽음을 맞이한다. 누가 영웅이래...? 그거 개죽음이야.
그런데 이런 사건이 생길 수 있도록 허락을 해준 그의 아버지 진백천, 그는 진정 아들을 위해서 허락을 한 것일까? 아님 자신의 명예를 위해서 허락을 했을까. 명예땜시라면 진백천은 쥑일 넘이다.

이쯤되면 세 아버지, 진백천과 단목기 그리고 연북비 그리고 그들의 세 아들. 누가 잘난 아들을 두엇는지 누가 꼴통아들을 두었는지는 이미 결말이 나 있다. 연북비, 미안... 니 아들 백운이 젤 후져..

사실 진백천이란 인물은 검소강호의 주축을 이루고 있는 중요인물이다. 멋있는건 혼자 다 한다. 강렬한 카리스마와 강호를 이끌어가는 지도력..거기에 빠질 수 없는 차가움. 따뜻한 남자는 주인공으로 재미 못본다. 그러나 내 손에 그가 잡히지 않는 까닭은..뭐..말 안해도 다 알겠지?

남자들의 세계에서 떠나 스토리에 중요한 흐름을 주는 여자들도 등장한다. 물론 이들은 어떤 여자도 무공이 뛰어난 것 같지는 않다. 그러나 그 들의 역할은 사소한 딴 등장인물 보다 훨씬 더 막강한 파워를 보여준다. 가장 확실한 여자는 역시 신효월. 죽 쒀서 개주는 역이기는 해도 미운 것은 처치하고 좋은 것은 가지고야 마는 내 마음의 대변자다.
신효월은 사랑 뿐 아니라 재물에 눈이 먼 여자로 묘사된다...역시 이 점에 있어서도 그 녀는 내 마음의 대변자 $.$ 그 이외의 것들은 전혀 개의치 않다가 막상 자신이 살인누명을 쓰게 되자 진실을 볼 수 있는 여유를 가진다. 그러나 이미 배는 떠났다 머. 밉살스러웠지만 끝내 가련한 마음이 앞섰던 신효월..돈 밝히면 그렇게 된다.

그런 신효월이 미워하던 두 여자가 있었으니 그 여자들 모두 백운의 연인들이다. 보기만 해도 슬퍼지는 역이던 진막수(자꾸 이막수가 생각난다..)의 얼굴이 그렇게 커두 이쁠 수 있다는 사실에 희열을 느낀다. 아이가 있어도 총각에게 시집갈 수 있다는 사실에 또 희열을 느낀다. 살 맛나는 세상이다.

거기에 억시게 귀여운 척 하던 여자 소연이 있다. 소연은 유생일검의 연인으로 그의 소원을 들어주기 위해서..지가 무슨 산타라구...중원으로 와 백운을 꼬드긴다. 그러다 백운과 눈이 맞아버렸다는 스토리인데, 연인을 배신하고 새로운 사랑을 하는 자신을 용서할 수 가 없어 고통스러워 하고 자결을 택한다. 유생일검에게 있던 애정은 존경 그리고 뭐라더라, 거시기라하고 백운에게 느끼는 것은 거시기가 아니라 거시기라 하면서. 늘 떠나는 연인은 이런 핑게를 대기 마련이다. 나두 이런 핑게 댈 일 한번 안생기나? 쩌업...
이러한 그녀의 행동은 백운과 선명하게 대비되는 행동이다. 백운 자신은 새로운 사랑을 택했으면서도 그 사랑때문에 자결하는 그녀를 막지 않았다. 자신의 사랑이 옳았다면 소연의 죽음도 막았어야 아구가 맞다. 역시 백운은 쭈그리~ 나쁜 넘이다.

검소강호의 많은 이야기를 한장의 글에 담을 수는 없을 것 같다. 무협이란 이렇게 신중하면서도 흡인력있는 작품이 제격이다. 먼 훗날 또 보고 싶은 생각이 날때, 그 내용이 하나도 생각이 안나서 새로 보는 것 같은 묘미가 있는 그런 유형중의 하나가 바로 검.소.강.호 이다. 남성적인 매력이 가득한 작품..놓지지 않길 바란다.
아 참...구색기의 당주 만학기도 유심히 보면 매력적인 남자다...요즘 나의 시력이 많이 약화된 것 같다. 간유구 좀 먹어야겠다.

KOOL

덧말 : 검소강호가 주는 훌륭한 메세지가 있다. 초강남이 얼굴 큰 진막수를 사랑했다는거. 나 이제 더이상 호박사이즈때문에 울지 않는다... 영원히 기록되어야할 최고의 스토리보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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