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비홍 철계투오공"

 

감독 : 왕정
출시년도 : 옛날

 



세상에는 여러가지 '찍기'가 존재한다....고 본다.

첫째 : 가련한 수험생들의 인생을 건 찍기.
둘째: 프로토스족에 의한 다크아콘 마인드 콘트롤 찍기
세째 : 제비족들의 서울, 대전, 대구, 부산 찍기
그리고 최후의 찍기 : KOOL에 의한 중국배우 찍기


일단 나의 찍기에 걸린 준수하거나 매력적인 배우들은 절대 내 손아귀를 벗어날 수가 없다. 설령 연하라 해도 말이다. 몇년전 심심하던 차에 곽부성이 등장하는 뭔 비디오를 보기로 하고 냉큼 빌려왔다. 아마도 당시의 총애아는 부성이 였나보다. 유민장원이던가? 제목은 확실히 기억이 안난다. 부성이의 잘난 얼굴을 열심히 집중 분석하고 있던차에...자꾸 그의 라이벌이었던 한 짜리몽땅한 남자가 자꾸 눈에 들어 왔다. 에구...아니라니까 저 남자가 아니라 눈여겨 볼껀 부성이여..부성이.. 세뇌를 시켜가면서 보지만 결국에 가서 내 눈에 든건 아쉽게도 부성이가 아니라 그 낯.선. 남자였다. 키도 작았다. 짧은 부성이보다 더 짧았다. 얼굴도 이상했다. 눈 큰 부성이 보다 더 컸다. 그 낯선 남자에 대한 묘한 관심은 그가 누구인가 찾는 걸로 시작한다.

장.위.건..세글자..정이건이 아니라 장위건이구나. 그리고는 그를 집중탐구하는 세월이 도래했다. 비디오가게 구석구석을 뒤지며 그를 찾았지만 아쉽게도 발견할 수가 없었다.
아마도 돈 잘버는 배우는 아닌가베..ㅡ.ㅡ 지성이면 감천이라던데 그 것도 말짱 헛소리인가. 그 후로 그 남자는 점차 내 기억 속에서 지워져 갔다.

얼만큼 시간이 흘렀을가..신무협서유기가 동네에 들어 왔다. 손오공 종류는 그다지 즐기지 않지만 한번 봐주기로 했다. 물론 그 주인공이 장위건이라는걸 봤어도 그를 이미 잊은지 오래다. 본다 . 열심히 본다. 광동어라는데 실망을 금치 못하면서도 본전 생각에 본다. 몇집이 끝나지 않아서 드디어 나는 알았다. 이미 손오공이라는 케릭터에 반해 있다는 것을.
아무에게도 말할 수 없다. 얼굴 밝히기로 유명한 내가 손오공에게 반했다면 친구들이나 일가친척들이 나에게 뭐라 하겠는가.

"아따..너 눈 뒤게 낮아졌다. 이제 인간되나부다.." 이말이 뇌리에서 맴돌며 끝까지 비밀을 지키고 살리라 맹세했는데...본래 내가 솔직한 성격(?)이다 보니 그 비밀을 무덤까지 가지고 갈 수가 없었다..."자기야~ 나 저 손오공이 넘 멋있다..눈빛 좀 봐..끝내주지?" 이제 몇일간 손오공 소리로 억시게 들볶일것을 짐작한 서방은 "그래, 그래 나도 손오공이 참 멋있어..."로 때워뿐다.
손오공을 필두로 해서 한동안 우리집에는 장위건이 군림하였고 그리고 그 손오공이란 소리는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차마 장위건이 멋있다는 소리는 할 수가 없다. 나의 인격문제다(지금까지 얼마나 많은 남자를 갈아치웠는가...그들이 먼 홍콩의 배우라 할지라도.. ㅡ,.ㅡ 여태 나랑 살아주는 서방의 성격도 이상하다)

이렇게 나의 취미생활 찍기에 걸려든 재수 옴붙은 녀석이 바로 장위건이고 그의 작품세계는 다소 한정되어 있어 나는 안심한다. 그가 만일 성룡이나 주윤발처럼 무협이 아닌 모든 쟝르에 등장하는 총애받는 배우였다면 너무도 슬펐을 것이다. 내꺼~ 를 남과 절대로 나눌수 없다는 심오한 철학을 가진 나에게 장위건을 드높이 알려 전천후스타가 되게 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방해공작이나 안하면 그 것이 위건에 대한 나의 사랑으로 알라.

그런 의미에서 장위건의 "황비홍 철계투오공"을 보러 가자...다소 음모가 도사려 있으니 장위건의 외모에 푸욱 빠진 사람은 알아서 행동하길 바란다. 보고나서 깨던지..아예 보기를 포기하던지...

영화제목 그대로 철계투오공의 주인공은 당연...황사부 황비홍이다. 그는 언제나 그랬던 것처럼 바구니 가방을 들고 똥그란 검정 썬글라스를 끼고..프랑스식 모자를 쓰고 나타난다. 그리고는 소림절기 "무영각"을 쓴다. 폼으로 따지자면 황비홍을 따라갈 인물이 없다. 그의 직업은 닥터이다. 손꼬락으로 맥한번 짚어보고는 대충 증세를 파악하는 명의이고 그의 곁에는 늘 두남자가 비교대상으로 서 있다. 덩치만 커다랗고 순진한 제자 하나와 잔대가리의 명수..그러나 늘 황사부에게는 당하는...제자 하나이다.

그를 눈여겨 보면 특이한 하악구조에 입이 벌어진다. 어디서 저런 못난 이빨을..서세원도 울고 갈만한 막강한 이를 가진 총각이다. 이 총각은 황비홍을 돕는답시고 하는 일이 늘 사고만 친다. 그리고는 커다란 이를 징그럽게 벌리고는 웃어 재낀다. 그 이빨을 어떻게 하기 전에는 이웃집 기생은 커녕 동네 늙은 과부도 꼬시기 힘든 상황이다. 그런데 주제에 이 총각은 이웃집 아가씨를 맘에 둔다. 그녀가 바로 '원영의'임에도 불구하고 꼬시려고 맘을 먹는다. 불안하게시리 원영의는 황비홍의 병원에 드나들면서 그 총각과 자주 맞딱드린다. 그리고는 합심하여 나쁜 놈들을 쳐부술 계획을 세우게 되는데...

그나마 그 이빨이라도 용서해 주려고 했는데 그 총각은 여기에 여.장. 이라는 끔찍한 분장을 한다.
아..싫어라. 이런 배우때문에 나는 정말 이 영화보기 싫어라. 그 엽기적인 분장을 하고 그 총각은 의화단 사람들과 한판 승부를 벌인다. 그의 몸짓이 예사롭지 않다. 아~ 무술을 좀 하는 배우군. 깔짝대는 모습은 그런대로 귀엽군. 한번도 그의 얼굴이 크로오즈 업 되는 일은 없다.(천만 다행이다..눈 버릴뻔 했네. ㅡ.ㅡ ) 황비홍인 이연걸을 잡기에도 감독은 벅찬 시간인가 보다, 왕정감독은 어디서 저런 무지막지한 인간을 영화에 출연시켰을꼬. 헐헐.. 그러나 눈썰미가 있는 사람이라면 그 총각의 혐오스런 얼굴이 아랫부분과 윗부분 남북으로 갈려 조화롭지 않은 판떼기를 하고 있다는걸 알수 있을 것이다.

그 총각의 눈은 표정이 풍부하고 진하다. 코의 구조도 역시 예사스럽지 않다. 입술도 저 이빨만 아니라면 애교쯤으로 봐도 좋다. 케릭터 자체는 황비홍에 가려 있지만 장난스러운 연기는 분위기를 자연스럽게 이끈다. 포인트를 찍는듯한 연기, 그가 바로 장.위.건 인것이다. 그 총각의 정체를 파악한 이후부터는 황비홍의 철계투오공은 바로 장위건의 철계투오공이 된다.이연걸씨, 미안.

황비홍시리즈의 백미는 뭐니뭐니해도 사자춤이다. 중국의 문화하면 생각나는 것이 바로 사자춤이고 보면 황비홍시리즈는 중국문화와 깊은 연계를 가지고 있다고 본다. 청나라말기 서양의 열강이 침입하면서 어지러운 시대를 황비홍이라는 인물을 빌어 그 시대를 평정하고 싶어하는 중국인들의 마음이 이 시리즈를 탄생시킨 것이다(그가 실존인물이라고도 한다. 진짠지 가짠지 나는 모르겠다.) 인테리적인 인물에 그가 가진 매력은 소림무공의 대가라는 것이다. 그저 머리 잘 굴러가는것만 가지고는 서양열강을 당해내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생각이었을까. 중국인들은 무협이라는 성격을 그에게 부여해..혼란스러운 시대를 치유하고 싶어 한다.

오랜 고통속에서 이제는 헤이해질대로 헤이해져 버린 그들의 정신을 버리고 싶어 한다. 용감한 무예라는 필수불가결한 요소는 황비홍뿐 아니라 그의 어리숙한 제자..그러나 의를 중시하는...들에게도 부여함으로써, 더 나아가서는 죽는 순간까지 황비홍의 제자가 되고 싶어 했던 이웃집 남자까지 중국인들의 국민성을 대변한 것이라 볼 수도 있겠다. 완전한 인물로서의 황비홍, 그는 중국인들의 이상형이지만 그렇게 될 수 없었음을 한탄하여 완벽하지 않은 두 제자의 모습으로 변형되어 표출된 것이고 그 것도 안된다면 마지막 대안으로, 영원히 황비홍의 제자가 되고 싶어한 이웃집 남자로서 그들의 열망을 나타낸 것일지도 모른다.

지네에게 패한 백수의 왕 사자.. 그 지네를 이겨 낸 마당에 널리고 널린 닭. 의미심장한 생각을 하고 만들었는지 아닌지 그 속을 들어가볼 수는 없지만 "철계투오공"은 그저 무술영화의 하나라고 보고 던져버리기에는 아깝다. 장위건의 변화무쌍한 케릭터 가운데 하나가 여기에 존재한다는것만으로도 그렇다.

누군가 이렇게 말했던 것이 기억난다. 영화란 짝사랑같은것이라고.
관객은 이미 떠나고 없는 영화속의 배우들을 찾아 그들이 만들어 놓은 케릭터를 그 들의 흔적으로 찾아내고, 영화를 만드는 사람들은 관객들이 바라봐주기를 간절히 원하면서 그 눈빛을 그리워하면서 영화를 찍는다고.
그래서 일부 사람들은 사각 프레임속의 영화를 이리저리 파헤쳐서 의미를 부여하나보다. 떠나간 연인의 흔적을 찾는것처럼.
황비홍철계투오공도 그저 코믹한 무협영화의 하나로만 보면 현 세계와 아무 연관도 없는 필름에 불과하다. 그렇게 비싼 대여료를 주고 빌린 영화를 무미건조하게 보고 반납한다면 내 자존심이 허락을 안하지. 의미를 부여하자. 프레임속에서 꺼내보자..
장위건은 내가 꺼냈으니 남은건 댁들 가져.

자~자...장위건을 포기한 사람 많지? 손 들어봐여...하나, 두울, 세엣....일만일곱.. 하하핫...경쟁자가 줄었군. 장위건이 좋은 수 많은 이유가운데서 가장 맘에 드는 이유 한가지는 그가 나에게도 " 오빠~ " 뻘이라는거다. 자신있게 눈치 안보고 부를 수 있다.."위건빠~~~" *^^*

KOOL, Jan 10, 2003.....내 생신 다음날 쓰다..

 


(커튼 콜~~~~~~~~ : 연륜이 되시면서 동시에 머리가 쫌 되는 협객이시라면 이거..어디서 디따 본듯한 글이야..이거 짝퉁이지? 라고 하실것이다.
그렇다. 이 글은 과거 KOOL이 한참 잘나갈때 무협채널 시네콤에 올렸던 글이다. 강호풍운에는 없는 영화평이고 요즘 글솜씨딸려,기력딸려,돈 딸려 업뎃을 못하다보니 이거라도 손질해서 올려보겠다고 기를 써봤다. 원래 비가 안오면 펌푸질이라도 해서 물을 끌어오기 마련이야......영화평만 달랑있고 캡쳐사진없고 그래서 짜증나우? 내 사진이라도 볼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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