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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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제 : 英雄 Ying xiong 잉슝~하고 길게 빼기 바란다. 예제 : 英雄本色 잉슝빤써어~
- 감독 : 장예모
- 주연 : 양조위, 이연걸, 장만옥, 장지이, 견자단, 진도명, 군바리들 & 대량의 화살들
- 각본 : 장예모, 리펑, 왕빈
- 장르 : 스펙터클 서사 액션이라하던데 아무렴 어떨까! 무협임에 틀림없다.
- 관람등급 : 12세 이상 관람가(한국), 사실 젖먹이까지 봐도 상관없다. 빽빽 울지만 않으면.
- 러닝타임 : 99 분 . 쫀쫀하긴.
- 마지막 자막올라갈 때 노래부르는 여자 : 왕뻬이. 청소하는 아줌마의 눈치를 보며 끝까지 개기면서 확인하려는 순간 무식한 극장측에서 화면을 꺼버렸다. 빌어먹을 러닝타임은 이래서 또 줄었다.


영웅 스틸 사진,데스크탑등


영웅을 이야기하기 전에 반드시 집고 넘어 가야하는 부분이 있다. 영웅은 "장예모"의 영웅이기 때문이다. 그가 잘생겨서 그를 언급하고 넘어갈까? 어머나...장예모,그 면상봤자너. KOOL님이 그간 수준이 업되었으면 업되었지 절대로 내려가진 않는다구. 인물밝힘증의 하방경직성. 적어둬, 논쟁의 여지가 없는 퍼펙트한 진리야.

그럼 왜 장예모를? 장예모의 '붉은 수수밭' 때문이다.
붉은 수수밭은 모옌의 소설을 영화화한 1987년 작품이다. 또한 개봉할 당시인 1989년은 붉은 수수밭을 보지 않은 인간은 함께 떡뽁이도 사먹으면 안된다는 긴장감이 학교를 감돌고 있었으므로 우매한 민중 KOOL은 왕따당하기 싫어서 극장으로 비싼돈 아끼면서(조조보러 감. 남자친구랑? 내 복에 남자친구는. ㅠ.ㅠ) 본 역사적인 해였다. 그리고 기억에 남는것은 레드! 아~ 빨개. 그 감동하나만 가지고 소슬히 집으로 돌아갔다. 그후로 시달린 레드 컴플렉스.

장예모는 데뷔작인 이 뻘건 수수밭에서부터 색감에 대한 묘한 뉘앙스를 풍기기 시작한다. 영화줄거리는 생각 안나도 색깔하나로 그 영화를 떠올리게 하는 경제적인 감독. 중국 제 5세대감독들이 대부분 체제에 대해 비관적인 태도를 보였던 것처럼 장예모는 영화가 보여주는 희망에 대한 체념적인 색깔로 중국의 상징인 붉은색을 주저없이 택했다. 붉은색은 두가지 상징을 가지게 된것이다.
이념과 거부. 붉은것에 대한 상반된 그의 색깔논리로 인해서 지금까지도 여전히 붉은 수수밭은 그의 이념인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수수를 캐내어 고량주로 만들면서, 그 고량주가 봉건적,공산주의적 증후군을 벗어나려던 상징을 얘기하던 그의 노래는 어디로 간것일까. 같은 노래로서 그는 영웅을 노래하지만 영웅은 더이상 붉은 수수밭의 장예모가 아니다.
오히려 그는 붉은색을 욕망으로 재해석하고 또 다른 색깔들을 영화에 끌여들여 '무협'이라는 장르를 액션에서 벗어나 낭만적으로 만들어내는 작업을 한다. 이걸 칭찬을 해? 말어? 그것에 관해서는 나는 전자이다. 칭찬하며삽시다....착한 성품을 지닌 KOOL로서는 지극히 당연하다고 본다. 꼽냐?

직접 보기전에는 그 어떤 영화에 대한 코멘트도 듣지 않는 것이 KOOL님의 영화철학이다. 물론 절대로 안볼 꼬진 영화라면 줄거리를 밤새워 말하고(댁은 말해.난 잘꺼야. 아마) 상세묘사까지 해줘도 상관없지만 반드시 볼꺼라고 침발라놓은 영화에 대해서는 주인공 이름만 말해줘도 인상이 구겨지기 시작한다. 줄거리까지 얘기를 해준다? 그 자는 살아남지 못할것이다. 그 죽은 시신도 평안하지 못하리.
사전정보 0.00 의 순수한 머리로 영화를 본후 영웅 홈피에 가봤다. 네가지 색깔로 분류를 해 놓은걸 봤다. 졸라 기분 나빴다. 영웅을 보고서는 나만 찾아낸 상징인줄 알았는데. 자만심에 기쓰가 쩌어억~ 갔다.

영웅에는 어떤 사람들이 나오지? 양조위랑 장만옥이랑 연걸이랑 와호장룡에 나오는 애랑 근육맨 견자단(견자단씨, 쌍커풀 수술한거 리콜해야겠던데?)이랑.
맞다. 이렇게 얘기를 하는것이 예의이다. 파검이랑 비설이랑..요렇게 말한다면. 이런~싸가지하고는....

'이름'이란 무협에서는 아주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 자신의 본명을 쓰는것보다 아명처럼 이름을 쓰는 경우가 더 많다. 이를테면 '東邪 황약사' 동사란 이름을 통해서 그가 가진 코드를 비교적 정확하게 캐낼수 있다. 한술 더 떠서 영웅에서의 5명의 이름은 그들이 가진 내면적인 모습을 쉽게 표기한 이미지와도 같은 것이다. 이름에서부터 장예모는 산술적인 계산을 한다. 퍼즐 맞추기를 권하는 사람처럼 미끼를 던진다. 이름 그리고 색깔 그리고 4가지 플롯.
그러나 그놈의 퍼즐은 인수분해 제1공식처럼 꼴찌도 마음만 잡으면 다 풀수 있을 듯한 뻔한것이라는데 이 영화의 희비가 엇갈린다. 왜 그랬을까. 왜 그렇게 쉬운 것을 골랐을까. 여러모로 생각을 좀 해볼려구 했는데 요즘 좀 바뻐서 다음에 생각하기로 했다.

자...이제 본론으로 가니까 길 잃지말고 잘 따라와.
지금부터는 장예모고 나발이고 없다. 양조위 쓸 시간도 부족한데 말야..장씨라니.

색깔 풀어보기.

빨간색, 파란색..에이..짧게 영어로 쓰자. 레드,블루,화이트 그리고 그린. 색깔종류만 척보면 프랑스 영화같다. 레드,블루, 화이트 다 봤는데 그린은 뭐지? 하고 머리 싸맬 인간도 있을꺼고.

색깔들은 그 옷을 입고 있는 케릭터들의 관념을 상징한다. 그리고 서로 다른 관념들 속에서 사건은 4가지로 달라진다.그 색깔들 가운데서 어느 이야기가 진실인가? 끝까지 영화를 보고 온 사람이라면 마지막이 진실이라고 생각할수도 있다. '그린'... 땡!

진실은 없다. 아니 모두가 진실이다. 파검,비설,무명 그리고 여월에 이르기까지 희노애락을 모두 가진 인간이었으므로 그 어느 것이 진실이라고 딱 짤라 말할수는 없다. 레드였을 때도 블루와 그린등은 그들 곁에 있어서 갈등했을테고 그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4가지 색깔이 모두 혼재하는 상황. 그 색들의 범벅으로 인해 탁해진 인생. 어느 경우라도 자객들은 죽음을 피해가지는 못한다. 죽음에 관한 강박증은 하얗게 죽든, 빨갛게 죽든 초록으로 죽든, 개처럼 죽든 결론은 하나. 간.다.
진리는 하나이지만 여러 색깔로 그 다양한 모습을 시도한 태도. 무협도 이제 프로이드의 상담실 안에서 고생 꽤나 하게 생겼다. 멋진 예감.

그러면 이제 의문이 슬슬 생겨난다.
이 영화,무협이래며? 색깔하고 무협하고 뭔 상관인데? 무술이 그리 느려 터져서 어디 무우라도 제대로 썰겠어?
그래. 참 느리다. 쾌검이라는 명성을 들어보고 자라온 무협세대여 실망을 하지 말자. 견자단과 이연걸의 결투에서 그랬던 것처럼 눈을 감고 무협의 정신세계를 즐겨 보자. 더 무궁무진하다. 왜? 가상으로 싸우면 스트리트 파이터가 따로 있냐. 내 맘대로 액션을 펼칠수 있는거지. 메트릭스처럼, 와호장룡처럼.

.....헛소리 하고 있는거 느끼겠지? 무협의 정신은 그런 것이 아니다. 몸따로 생각따로 노는 이중적인 것이 아닌 것이다.
무협정신의 세계를 어느 색에 대입시키는 것이 가장 알맞을까.
녹색은 아니다. 협의 정신은 정치적인 색채가 없다. 그런 의미에서 흰색은 더 더군다나 아니다. 대의를 위해서든 뭐든 자객이 가진 고유의 임무를 망각하는것도 협의 정신에 위배되는 이단행위이다. 자객은 철저한 계약관계이다. 비설의 목숨을 댓가로 받은 무명은 그 계약을 이행했어야 한다. 비설에게 약장사마냥 말은 뻔지르르 잘하더니 결국 계약위반을 하네. 내 그럴줄 알았다. 말 잘하는 놈치고 사기꾼 아닌 놈이 어딨어. 위약금 내놔.

춘추전국시대에는 "명예"라는 추상적인 정신가치를 사회와 역사에서 인정받기 위해 목숨을 비록한 모든것을 아끼지 않는 막가파 '협의'가 있었다. 사마천의 "자객열전"에도 임무를 완수하던, 못하던 자객들의 의지를 칭송하고 있다. 그러면 녹색플롯에서 진정한 의미의 협정신을 지닌 영웅은 장만옥 비설 하나란 얘기네.

흰색플롯은 붉은플롯보다 더 참담하다. 이성을 대표하는 파검의 죽음으로 인해 비설조차도 무협정신을 버렸다. 사무라이가 죽는 방법을 통해. 전혀 아름답지 않은 죽음이다. 비설의 자살은 파검을 위한것인가, 스스로를 위한 것인가 조차도 명백하지 않다. 아~ 찜찜해.

중학교 시절, 청동기시대에 사는 사람들은 털로 얼기설기해서 옷해입고 머리도 안빗고 공룡을 애완동물 삼으면서 동굴에 사는줄 알았다. 그러니 공부를 못했겠지만....(그뿐이면 말도 안해. 고3 때도, 에스키모가 여전히 이글루에 사는줄 알았다. 쪽팔려) 아뭏든 아주 옛날이라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 아니냐? 그 먼 옛날의 가치가 지금의 가치일 수는 없는 법. 모래바닥에 천하를 썼던지 군림천하를 썼던지 신경쓰지 말고 그냥 보자.양조위가 멋있잖아~.
흰색도 아니고 붉은 색은 더 더군다나 아니다. 그럼? 그 4가지 색들은 협을 제외한 자객 개인의 정신세계를 상징한데 불과하다. 험난한 세상을 살다보니 정신도 혼미했을껄?

오히려 영웅은 실제에 가깝도록, 무협씬에서 무협정신을 보여주고 있다.
동사서독에서의 무협정신과 와호장룡에서의 무협정신이 외적 아름다움으로 무협을 표현했다면, 영웅도 그렇게 눈으로 볼수 있는 아름다움도 있었지만 보는것보다 더 많은 이미지를 화면에 담았다고 본다.

이연걸과 견자단이 결투하는 장면은 영웅최고의 무협씬으로 생각된다. 그 화려한 액션을 보고 있더라 하더라도 그들의 결투는 精的이다. 눈을 감고 초식을 겨루는 모습은, 양과를 통해 상징적으로 이루어진 홍칠공과 구양봉의 설산결전을 생각하게 한다. 실체가 아닌 상상으로 만들어낸 그들의 결투는 이미지를 통한 무협정신 세계를 보여주는 극치라고 할만하다.
아..KOOL님,장예모한테 뇌물 먹었나.

녹색이 협정신과는 근본적으로 다름에도 불구하고,영웅에서 기억될만한 마지막 장은 녹색플롯이다.
KOOL님네 컴퓨터 화면에 떠 있는 양조위도 이때 찍은 컷이리라.
그러고 보니 영웅에서는 특이한 점이 또 발견된다. 영화를 보면 대체로 어느 배우가 연기를 잘했다던지,그 눈빛이 죽이네라던지 이런 소리해야 속이 다 시원한데 (KOOL님 영화보기 두번째 철학.역시 대를 물려 보존할만한 찐한 감동은 남자배우의 눈빛에서 나온다.) 영웅은 시시각각 변하는 어지러움으로 인해 그걸 느낄 틈이 없었다는거다. 동사서독의 지져분한 양조위의 눈빛에도 침을 꼴깍 삼킨 내가 말이다. 그럼 이렇게 얘기를 바꾸자. 양조위였으므로 영웅은 흐트러지지않고 제 빛깔을 낼수 있었다. 크으...역시 양조위가 연기를 잘했다는 말이야. 장만옥은 어땠냐고? 나, 바뻐.

영웅의 공식홈피에서는 녹색을 회상이라고 표현했다. 그곳에서 색깔에 대한 상징을 풀어낸것들이 모두 나와는 다르다. 단하나 붉은 색만 공통적이다. 붉은색은 1번문제인가보다. 누구나 다 맞추는 점수주기용. 성인용은 빨간색.

녹색은 공존이며,순응이다. 동시에 반목이다. 보는 사람은 이 플롯에 가장 집중을 하고 보게 된다. 결말이 있는듯한 마지막 플롯. 그러나 이것조차도 진실중 하나일 뿐이다. 녹색플롯에서 파검은 "정왕" 시해를 중단하고 그 이유는 흰색플롯에서 유추해낼 수 있다. 이 지점에서 관객은 비설과 동일한 인물이 될수밖에 없다. 파검과 반목하면서 디리 욕을 시작해 대기 시작한다
!@#$%^&*!@#$%^&*(%^)!@#$%^&*(*&#)*&%(@)!@#$%^&*(해석 : 힘의 논리 어쩌고 저쩌고 승자위왕 어쩌고 저쩌고 용비어천가 어쩌고 저쩌고)
제기랄. 역사를 배경으로 한 무협물의 그 어떤 것이 이런 딜레마를 가지고 있지 않은가. 머리 띵한 얘기다.
"중국의 역사발전을 저해하는것은 내부에 있다" 진커무의 예리한 말씀을 장예모는 잊었는지.

이름 풀어보기
(갈현동 KOOL 작명소.껀당 만원. 싸게 모십니다.인터넷 예약가능.)

파검 : Broken sword 검을 해체한다는 의미를 가진 이 캐릭터는 그 뜻과 동일하게 행동도 같이 한다. 검을 거두는것이 더 어렵다고 했던가. 협객으로 말하자면 최고의 경지에 올라선 그러나 다분히 현실도피적인 성향을 가졌다. 붉은색이었을 때 디리 붓으로 대걸레질만 하면서 애증에 고통스러워하는 모습도 일종의 검을 해체하는 표현이다.
파검의 존재는 정왕의 상상속에서 만들어낸 또 다른 정왕의 모습을 보는듯 하다. 마치 정왕의 야욕을 정당화시켜주려는 것처럼. 4가지 이야기도 무명과 정왕과의 담론으로 만들어진것이 아닌가.

그렇지만 일반적으로 무협에서의 '파검'의 의미는 broken sword가 아니다.구지 영어로 번역하고 싶었걸랑 "Sword Master"가 더 파검의 느낌에 가깝다. 소오강호의 영호충이 쓰던 '독고구검'의 초식을 생각해 보자. 파검식,파도식..절정의 초식이 아니던가. 그때의 파검과 파도가 무엇을 의미했지요? (영호충의 끼깔난 얼굴만 생각나고 그건 생각 안나지? 피차일반이야.)
인간의 정신으로 검을 제압한다는 의미이며 동시에 검신합일의 의미. 이제 파검은 더 이상 정왕의 상상의 산물이 아니다. 이름때문에 사는 모습의 해독이 틀려졌다. 어때? KOOL표 작명? 예약할래?

무명 : Nameless 이름이 없다? 개똥이라는 소리가 아니다. 무명의 역할은 '원월만도'에서 등장한 현무명과 엇비슷하게 보인다. 사건을 이야기하는 나레이터로서의, 동시에 주인공대열에 낀 무명이다.
이름이 없다는것은 존재가 없다는 얘기도 된다. 실존하지 않는 무명이 정왕을 시해한다는 것은 애초에 글러먹은 일. 파검처럼 그의 존재도 허구이다. 그건 그렇고 연걸이가 언제 그렇게 삭았지?

무명은 정왕의 검을 받아 정왕을 죽인다. 아니 죽이는 행위의식만 한다. 영웅은 영웅을 죽이지 않는다는 더러운 소리가 생각났다....맞는 소린가? 헷갈리네.
무명이 죽음의 장소로 택한 곳은 바깥 세계와 가장 가까운 곳이다. 그 이상은 갈수가 없었으므로, 그는 정왕의 권력과 가장 멀리 떨어져서, 정왕의 상징인 그의 집에서 되도록 먼곳에서 죽음을 맞이하고 싶었던 것이다.

비설 : flying snow 눈이 땅에 추락하면 곧 더러워지지만 공중에 떠다니는 눈은 고고하기까지 하다. 끝까지 협정신을 지켜낸 유일한 캐릭터라고 본다. 그러면서도 죽어가는 그녀의 여러 모습에서 장예모의 여성에 대한 새디즘적 시선을 지울 수가 없다. 떨떠름하다.
그러나 공리를 비설에 캐스팅 안한 것만으로도 장씨에게 감사한다.

그리고 여월? Moon 이라고 하데. 무슨 문씩이나. Maid!


이제 영웅을 직접적으로 살펴보기로 합시다. 아,지쳐라.
영웅은 춘추전국시대의 붕괴되어가는 사회나 정신에 대해서가 아니라 사회재생의 원리로 접근을 한다. 파검과 무명은 "정왕"시해 기회를 포기함으로써 육체적 승리가 아닌 정신적인 승리를 얻는다. 신화적 영웅의 길은 보이지 않는 것이다. 그래서 그들의 결론도 이루지 못하는 결론의 상징일뿐이다.
어찌 되었던간에 자객들은 목적은 있지만 실존하지 않는 현상, 시해계획을 세운다. 보이지 않는 것을 찾아가는 것이다. 그러나 비설과는 달리 파검과 무명은 또 다른 영웅의 길로 들어선다. 비설이 심플한 영웅이라면 그 두 놈은 안심플한 영웅으로, 목적의 가치문제를 건드린다. 그리고 그것은 당연하게도 영악한 "정왕"의 술수에 말려든다. 사실 술수인지 아닌지는 잘 모르겠다. 진시황이 어떤 인물이란것이 각인되어 있는 선입견으로 인해 헷갈린다. 오늘 계속 헷갈리네.

정왕은 자신을 알아준다는 미명아래 무명에게 영웅이라는 칭호를 내린다.그것은 자객에게 내린 칭호라기보다는 스스로의 권위에 내린 칭호였을 것이다. 자신의 권위가 곧 영웅이라는 뻔뻔함.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가 흘린 눈물은 상처받은 관객들을 달래준다. 사탕발림이었을까? 진짜 눈물이었을까? 하품했을까?
(그는 진시황에 등극하자 곧 '형가'의 기습을 받고 요행히 살아났다. 이후 전국의 모든 무협인들의 소탕명령을 내렸다고 한다. 무명은 형가의 복제일것이다..)

참이냐 거짓이냐하는 인식론적 게임같은 정왕과 무명의 상황에 거듭되는 의문. "그들이 원하는 것은 무엇인가?"
힘과 힘의 물리적 충돌을 합리적인 의사소통으로 끌어보려는 장예모의 의도가 두 놈이 원하는것 아니었을까? 난 장예모가 바보가 아니라고 믿는다. 힘없는 정의는 무력하고 정의없는 힘은 위험하다. 멋진 무협정신!

영웅이 그런 강점을 살리지 못하고 일부 관객들의 꼬진 영화네 뭐네하는 험한 소리까지 들어야하는 이유는 여기에 있다. 장예모가 상징을 통해 무엇인가를 표현하고자 했다면 그 상징으로 하여금 스스로 입을 열게 해야한다.
그런데 친절하시게도 관객은 싹 무시하시면서 영웅전설공략집마냥 설명을 디리 다 해버린 것과 다름없는 요상함. 아~나도 생각할줄 알아.꼴통인줄 아나. 씨. ㅡ.ㅡ+
겉으로 드러나버린 누드 상징은 더이상 상징이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KOOL이 영웅에 열광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수많은 무협영화들이 가지고 있었지만, 무예라는 몸짓만을 보려했던 인색함에 눌려 숨어있던 협객 개인들의 정체성을 꺼내 보였다는 시도에 있다. 무식하게 까발렸던지 아니던간에.

9 Feb,2003. KOOL님, 귀신 씨나락 까먹는 소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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