武林啓示綠-風之刀
The Revelation of the Last Hero

 

감독 : 장위건
출연 : 곽부성, 임문룡, 양소빙, 원결영, 채소분, 양가인
제작 : 1992년 홍콩 TVB


 

KOOL은 곽부성을 참 총애한다. 생긴 것도 멋있고(섹쉬..^^) 목소리도 정감이 넘친다. 그러나 처음부터 곽부성을 총애한건 아니다.
사실 첨엔 곽부성과 임지령을 분간하지 못했다. 그 놈의 머리 스타일이 문제다. 두 놈이 다 눈을 가리는 듯 흘러 내리는 머리를 하고 있으니 어느 놈이 어느 놈인지 알수가 있나.. 게다가 둘 다 기집애같이 생겼기 때문에 둘을 다 싫어했다. 엄청 싫어 했다. 세숫대야만 믿고 연예계에 찝쩍거린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러던 어느날 비디오가게에 풍지도가 나왔다. 주인공이 곽부성이네.. 봐? 말어? 볼 것도 없는데 보자..남는게 시간이잖아? 1편을 보는 순간 ..아직도 저 머리 스타일이야? 홍콩엔 미장원도 없나. 내가 가서 미장원을 열면 돈 좀 되겠는데? 연신 투덜거리며 보다가 보다가 어느 순간이던가 씹는 걸 그만 두고 조용히 보기 시작했다. 누가 말시키면 짜증이 났다. 집중이 안되잖아!

그리고 막이 내린 후 후회했다. 내가 너무 일찌감치 결혼한 것을.. 세상에 저렇게 귀엽고 이쁜 남자가 있었다니. 홍콩배우는 주윤발하고 장국영 그리고 유덕화..마지막으로 양조위이외에는 없는 줄 알았는데.. 엉엉~~ 돌리도, 내 청춘...물리도..

곽부성과 혹시나 닮은게 있지 않을까 해서 열심히 골든엑스(그 당시 인기 게임..할아버지가 그 연세에 도끼들고 나와서 열심히 싸움)를 하고 있던 서방을 뜯어 봤다. 힝~ 홍콩배우를 닮긴 닮았다..근데 곽부성과가 아니라 홍금보과로 닮았구나..2세나 기대를 해봐야겠다. 그치만 홍금보과 아들이 곽부성과가 되는것 봤수? 2세도 역시 홍금보과로서 오늘도 살빼러 수영장엘 갔다 왔다..

이렇게 해서 나의 마음에 확실히 자리매김하는데 성공한 곽부성은 오늘날까지도 거실의 제일 잘 보이는 곳에서 웃고 있다. 별로 친하지 않은 옆집아줌마가 우리집에 왔다가 물어 보았다..저 사람이 새댁신랑이우? 누구..염장 지를일 있어요?

곽부성에 대한 나의 슬픈 러브스토리는 이쯤에서 그만두자..여전히 슬프다..

몇년전인가부터 환타지소설이니 환타지 만화니 해서 쏟아져 나오다가 급기야 환타지게임까지 등장했다. 이 "환타지"라는 유형은 이미 무협메니아라면 익숙해져 있는 아이템이다. 무협에서 나오는 무예 자체가 실현가능성이 있을까? 싶은 환타지의 성격에 근접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무협시리즈도 크게 두가지 정도로 분류를 해 본다면 역사시리즈와 바로 이 환타지류일것이다. 대체로 무슨무슨 기협이라고 이름붙은 것은 더 강한 환타지성 성격을 가진다.
촉산기협나 강호기협전과 같은 전통적인 미스테리시리즈는 아니지만 "풍지도" 역시 존재할지도 모르는 악마에 대한 추적과 풀이로써 陰陽( 음양) 과 오행의 조합을 사용하는 동양적인 세계관 내지는 인생관을 바탕으로 한 환타지류에 속한다고 봐야 할 것이다. 허구적인 사건과 과학적인 曆(역)을 결합시켜 이야기를 만들어 가는 풍지도는 아이러니하게도 이 두가지를 너무 맹신 한 탓에 스스로 구덩이에 빠져버린 사람들의 참담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풍수가 요강절은 그 시대에서 한 풍수하는 지관으로 풍수뿐만 아니라 미래에 대한 예견도 잘 맞추는 쪽집게 도사이다. 종로바닥에서 돗자리 깔면 돈 꽤나 벌 수 있었던 능력을 가진 그가 마음씨가 검정색이던 현덕산장의 장주 사마종횡의 전속예언가가 되었다. 요강절은 사마종횡이 무림맹주가 되는데 일등공신이 되었으나 용케 그의 까만 마음을 알아차리고 야반도주를 한다...은거중...심심하기도 하고 개 버릇 남 못준다고 자식들을 상대로 운명을 점치는데...그런데 이를 우짜노? 딸은 2.8 청춘에 요절할 운명이요~ 아들놈은 최고의 악마가 될 팔자였다. 생각 끝에 아들 요입행을 개과천선(그 어린게 무슨 잘못이 있고 또 뭘 안다고..)시킬 엄한 사부에게 보낸다.

 

풍수가 요강절은 최고의 예언가였음에 틀림없지만 그는 모든 점에서 오이디푸스의 신화를 재연하고 있었다. 결과론적인 점을 맹신했던 요강절은 그 아들의 운명을 그 예언 속으로 몰아가는 잘못을 저질렀던 것이다. 요강절을 보고 우리가 배워야 할 점(?)은? 돈주고 점치지 말자..각종 여성잡지에 그리고 일간 신문에 얼마나 많은 운세(올해의 운세, 이달의 운세. 오늘의 운세...한 번도 맞는 꼴을 못본다..)가 있는가? 그거나 심심풀이 땅콩으로 보자~~연말연시니만큼 토정비결도 보자~~

전해져 내려오는 무림계시록을 조금씩 풀이해냄으로 그 운명에 빠져드는..휘말렸다고 해야 옳겠지... 주인공 낙풍(낙풍이가 푼건 아니고)과 요강절의 아들 요입행의 피할 수 없는 혈전을 감지하면서 풍지도는 중반부를 넘어서게 된다. 요입행과 낙풍은 마치 스펙트럼의 양극처럼 대립되기도 하고 때로는 융화되면서 풍지도의 스토리를 이끌어 간다.
낙풍과 요입행이라는 두가지 인격을 대조해 보면 풍지도의 작가가 하고 싶은 말이 뭔지를 대충 눈치챌 수 있다.

낙풍 : 낙풍의 행동은 대부분이 상대적인 자발성을 갖추고 있다. 요입행이 그 운명의 악마라면 낙풍은 그런 예언에 전혀 상관이 없는 인물로 묘사된다. 즉 스스로 그 운명에 빠져드는 자발성을 나타내는 것이다. 또한 낙풍의 생활이나 사상등 모두가 스스로 결정하는 것을 쉽게 볼 수 있다. 동시에 그의 특징은 담백한 성격에 과장됨이 없이 자연스럽고 가식이 적다. 이런 성격은 무협물에서 많은 사랑은 받는 주인공의 전형적인 모습이다. 이런 인물을 이른바 협객이라 부른다. 멋있다. 나도 느끼한 성격은 아닌데 협객이라 할 수 있을까나?

그러나 낙풍의 무예가 뛰어 나지 않았을 무명소졸이며 풋내기 시절에는 머리도 팽팽 잘 돌아가고 과감하기까지 했는데...흑살마도인지 ,풍지도인지...뭔지를 익히고 초고수가 되고 나서는 힘만 믿는 건지...아무나 잘 믿고 의심도 적어져 흑백을 가리는 능력이 적어진다. 무공과 뇌의 용량과는 반비례관계던가...낙풍은 한순간 똘팍이 되면서 의천도룡기의 장무기가 되 버린다. (능상(채소분 분)이 제 2의 주지약이 되는거 다 아시죠?)

 

요입행 : 요입행은 어려서 아버지와 떨어진후 강제적인 의식교육을 받고 살았다. 그 의식이란 대부분이 유교적인 정신을 강요받았다고 할 수 있다. 착하고 반듯하게 자란 것 같았지만 요입행의 성향은 그야말로 하얀 도화지와 같았다. 예언가 아버지를 둔 덕에 미리 자신의 운명을 알아버린 입행은 스스로 그 운명을 즐기려 한다. 아마도 악마가 운명이라고 자신을 단정지어 버린 아버지에 대한 반항적인 마음이 컷을지도 모르겠다. 모든 것을 갖춘듯 보이는 낙풍(사실..하나도 없는데..)에 대한 시기가 맞물려 그는 점점 더 악마로 완성되어 가고 있었다. 그래도 요입행이 악마이길 거부하고 보통사람이 되기 위해 노력했다는 것은 인정해야한다. 자기가 악마이길 바라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그렇지만 악마란 것보다 그것을 둘러싼 부귀영화가 요입행을 악마로 만든다. 출세지향적인 인간이 바로 악마란 공식은 살벌한 예언이 아닐 수 없다.

전생에서도 낙풍에게 당하고, 이번 생애 역시 낙풍에게 깨지고..또 다른 생애에서 낙풍을 기다린다는 그의 말에 마음이 아프기도 했다. 그 지독한 집착은 도데체 어디서 생기는걸까..
그런데 이상하다..나쁜 사람은 내세에 개나 돼지로 태어난다던데? 요입행은 전생에서도 나쁜놈이었는데 어째 사람이 되었을꼬? 그리고 혹시 다음에 환생했을땐 낙풍네집 개가 돼 있는 건 아닐까? 멍멍!!

 

무협시리즈의 주인공이나 주인공의 라이벌 조역이 되기 위해서는 적어도 지켜야할 계율이 있다. 풍지도에서도 이 계율은 엄격히 지켜지고 있으며 대체로 드라마의 중반부가 넘어서면서 찾아낼 수 있다. 즉...요런 현상이 보이면 이제 거의 막마지에 와 있다는걸 감지함과 동시에 주인공이 심오한 무공을 거의 익혔다는걸 알 수 있는 것이다.

등등 여러 사실들을 알 수 있으나 바뀌는건 오로지 남자들뿐이다. 여자주인공들은 처음에 나올때나 나중에 나올때나 그 옷이 그 옷, 그 얼굴이 그 얼굴이다. 그렇지 않다면 장면이 바뀔때마다 옷을 갈아 입기도 한다.( 앗..드라마에서 옷 자랑하는건 우리나라 여자연예인들의 주특기인데..언제 홍콩배우들이 배웠지?)

 

세 여자가 풍지도에 등장하는데..여전히 양소빙은 퍼주는 성격이고(언제 그 연기패턴에서 벗어나려나..)채소분은 여전히 예쁘지만 얄미운 역이다. 그리고 여자로서 부러운 성격을 지닌 혁련발발의 원결영은 차가운 그녀의 이미지와 달리 너무 귀엽고 천진한 역을 잘 소화해냈다. 이 세명의 여자들은 역시 주인공 낙풍에게 목을 매는 가부장시대의 전형적 여자들로 보여지지만 독특한 성격설정이 드라마를 돋보이게 한다.

요자평(양소빙 분)의 손에 상처가 나서 생명선이 길어졌다는 한가닥 이야기에 실소를 금치 못하면서 생각나는게 있었다. 왕년에 무슨무슨 정치가가 출세하고픈 욕망에 칼로 자신의 출세를 관리하는 손금을 길게 연장해서 손가락끝까지 찢었다나 어쨌다나....그래? 나도 한번 찢어 봐? 난 재물선, 생명선, 연애선 등 있는 손금 없는 손금 다 늘인다.. 그렇게만 된다면 발금도 늘일꺼다..

 

마지막으로 발발의 아빠인 천도무슨교의 교주 혁련몽순이라는 인물도 풍지도에서 큰 획을 긋는다. 이 사람의 등장으로 풍지도는 점성술의 영향력에서 조금 벗어나 무협시리즈로서의 가치를 발휘한다. 이 배우는 옛날 옛날 정소추랑 등취문이랑 나왔던 "결전황성"이라는 무협시리즈에서 정소추와 함께 주인공이었던 아저씨다.
그 때나 지금이나 그 인물(?)이 어디 가진 않았구나...

풍지도는 시종 웃음을 터뜨리는 코믹무협에 가깝다. 코메디의 제왕'주성치'와는 또다른 매력으로 웃음을 주는 낙풍의 연기를 세밀히 보면 그가 과연 곽부성이구나...할 때가 있을 것이다. "풍운"에서의 '보경雲'과 낙풍을 비교해 보는 것도 재미있다...부성이 너, 많이 컷다..

무협시리즈에 종종 등장하는 이벤트인 음양, 오행,예언, 점성술은 언제나 신비로운 이미지이다. 그러나 동서양을 불문하고 옛사람들에게 있어서 하늘의 모든 것..특히 별은 항상 하늘의 의지이며 만물의 운명을 나타낸다고 생각했던 점에서 별을 둘러싼 낭만이 존재하리라...

 

KOO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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