君臨天下

The secret battle of the Majesty

 

감독 : 소생, 이혜민
출연 : 강 화, 견지강, 채효의, 서금강, 탕진업, 유옥정


  등장인물 소개  &  Feeling 君臨天下

나는 폭우를 좋아한다. 여름날의 폭우보다도 겨울의 차디 찬 폭우를 좋아한다. 스산한 바람소리가 창문을 뒤 흔들면 희열을 느낀다. 폭풍의 언덕을 읽으면서 캐서린의 집처럼 밤새 비 내리기를 기원하기도 했다. 거친 바람을 함께 가져오는 비는 다분히 남성적이고 파괴적이다. 몸서리 치도록 이런 날을 좋아한다. 틀림없이 정.신.병.자.다.
군림천하에 대한 느낌은 한마디로 폭풍우이다. 잔학한 주인공 윤진을 바라 보면서 끝끝내 그의 얼굴에서 어둠이 걷히지 않아 가슴이 시리다. 권력에 대한 야망 그리고 그 것을 차지하기 위한 수단의 더러움, 그럼에도 불구하고 윤진의 편에 서야 했던 나의 고뇌. 강호기협전에서 보던 정소추의 윤진을 생각했던 예측은 일순간에 날라가 버렸다. 실제로 옹정제가 정소추 스타일이었다면 그는 다소 행복했을테고 강화 스타일이었다면 그의 인생은 불행했을 것이다. 그러나 나는 옹정제가 강화 스타일이었을 것이라 믿는다. 왜냐면 강화가 더 멋있거든.... ^0^

아들 14명을 이끌고 강희제는 사냥을 한다. 토끼도 아니구 웬 아들이 그리 많은지. 그래서 그런지 그 사냥터에는 토끼들이 디글 디글하다. 텔레토비 동산이다. 그 사냥터에서 윤진은 건륭의 모친이 될 여자 묘흔을 역사적으로 만나게 된다. 윤진은 오로지 이 여자 묘흔만을 사랑하여 그녀에게는 자신의 야망을 감춘 채 착한 척 살게 된다. 윤진이 그러는데 묘흔이 이 세상에서 사랑한 마지막 여자래~~ 입에 침이나 바르고 사기 쳐라. 강호기협전에서 윤진, 니 소행을 내가 다 알건만..

암튼 윤진은 황위를 쟁탈하기 위해 여러 사람에게 인생을 건 도박을 시킨다. 권모술수..뭐 이런거 다 끼워 맞추어 가면서 그는 한 발짝 한 발짝 목표를 향해 간다. 황위 쟁탈이란 정의가 존재하지 않는 신종 투기인 것 같다. 주인공 남잔데도 예외없이 발목을 잡힌다. 주인공이면 좀 우아하게 황위를 물려받아야 하는건데.. 아니면 황위를 인터셉트 당한 윤정(14제)가 주인공인가? 그러기엔 그의 출연횟수가 좀 부족하다. 확실히 군림천하에서는 윤진이 당당 주인공이다. 삼장법사의 자애로운 눈이 그렇게 권력욕에 활활 타올라 번뜩일 줄은 그 누가 알았겠는가. 아~ 뜨거워라. '황위는 내꺼야'를 외치면서 클로즈업되던 윤진의 눈, 튀어 나오겠다.

이 많은 왕자님들의 권력다툼은 마치 가위바위보게임과 같아서 누가 뭘 낼지 열쉬미 계산하다보면 본래의 자리로 돌아오게 된다. 괜히 잔대가리 굴리는 것이다. 어지럽기만 하다. 윤진도 마찬가지다. 가만히 있었으면 오히려 쉽게 황태자가 될 수 있었으리라. 잘났으니까.

영명하기로 소문난 강희제는 자신의 편애로 자식들을 권력의 암투로 몰아 넣는데 성공하고 비가 오던 바로 그 날 저녁, 끝내 비참한 최후를 맞이한다. 뭔일이 일어나는 날은 꼭 천둥이 치고 비가 내리는 걸 증명이나 하듯이. 가장 총해하는 신하이며 친구였던 위공공도 그와 함께 저승길로 간다. 결국은 유덕화랑 양조위가 강화한테 죽었다는 말인감? 꺼이 꺼이~~~~~
그와 동시에 지붕 쳐다 보는 닭 신세가 되어 버린 다른 왕자님들은 오토케 하면 윤진을 다시 몰아 낼 수 있을까 궁리를 하게 된다는 말씀이다. 그런 맘을 다 알고 그들 윤 브라더즈들을 왕야에 봉해 입 막음을 하는 계략을 쓴다. "느그들, 이거나 먹고 떨어져라..."

중국의 사상가이며 작가인 노신이 쓴 글중 "페어 플레이는 아직 이르다"라는 것이 있다. 물론 이말은 20세기 초 중국의 정치세력과 매판자본가들을 상대로 민중이 일어서자, 임어당이란 고매하신 분이 "관용과 타협으로 용서하고 과거는 잊자"라고 나불거린데 대한 비판적인 말이었다. 이 글이 떠오르는 것은 옹정제의 잔학한 반세력 제거에 대한 느낌일 것이다.(물론 군림천하에서의 옹정제이다.) 옹정제가 시대에 앞서서 노신의 철학을 받아드린 것은 바로 이 것이다.. "널 물려다가 물에 빠진 개는 불쌍하니까 때려서는 안된다는 설교와는 반대로 오히려 실컷 두들겨 패 주어야 한다. 개가 물에 빠진 것이 세례를 받으러 들어간 걸로 착각하면 오산이다, 가엾어서 건져주면 그 개는 반드시 너를 물려고 덤빌 것이다."

옹정제 윤진은 다른 왕자들을 물에 빠진 개로 보아 몽조리 황천길로 보낸다. 그리고 가장 라이벌이며 황위의 본래 주인이던 윤정을 두고 고민에 싸인다. 죽여, 살려... 그 와중에 윤진과 윤정의 생모인 덕비는 윤진을 몰아내고 윤정을 제위에 앉히려 하는데..정작 윤정은 제위에는 관심이 없는 나약한 인물이다. 덕으로 다스려야 한다는 치국의 이치도 있겠지만 그 것은 인간의 쪽수가 얼마 안되던 호랑이 펌프 뛰던 순치시대의 이야기이고 덕만 가지고는 제왕의 그릇이 될 수 없다는 것이 내 생각이다. 윤정보다는 잔인한 면이 있지만 윤진이 훨씬 더 제왕의 인물이다.
그런데 이 엄마라는 분께서는 두 아들중 막내를 더 사랑했으니 윤진으로서는 더 열 받을 상황이 된다. 엄마 덕비마마는 자살을 해서 막내의 생명을 구걸할 것이 아니라 살살 꼬드겨서 윤정을 살려 냈어야 한다고 본다. 본래 잔인한 사람은 좀 단순한 구석이 있는 법이니까. 가뜩이나 편애한다고 방방 뜨고 있는데 자살을 하다니 아예 기름을 부어라, 부어...
아들이 둘 있은 친구들의 말을 들어보면 막내아들이 더 이쁘다고 하더라. 아이 하나 달랑 있은 나로서는 그 느낌을 알 수가 없다. 그러나 고민도 없다.누구에게 물려 줄까... 생각할 황위도, 돈도 없으니까.

엄마의 목숨을 바친 댓가로 윤정은 구차하게 목숨을 부지한다. 그리고 아무 욕심도 없던 그는 후일을 도모할 궁리를 하게 된다. 그러나 윤정의 복위계략이 실패한 건 어떤 연유일까. 옹정제 윤진이 머리가 좋아서? 부하들이 잘나서? 특별히 뛰어난 테러리스트를 써서? 아님 하늘이 정해준 천자니까? 다~~~ 아니다. 윤정은 본래부터 황위에 욕심이 없던 인물이었다. 아하~~~그럼 본인이 안한다구 게으름 피웠구나. 힝...그 것도 아니다. 윤정의 동기가 중요하다. 갑자기 황위에 대한 미련이 왜 생겨났는지. 그 동기는 거룩하게 백성때문도 아니요...엄마때문도 아니요...원래 내껀데 하는 소유욕 때문도 아니다. 단순히 여자 때문이다. 이거야 말로 원초적인 본능이 말초적 본능을 일깨운 것이라 할 수 있다. 애인 서람의 숨겨진 스토리를 알아 내고 윤정은 갑자기 복위를 생각하게 된 것이다. 개인적인 감정이 그를 일깨웠다.

개인적인 감정은 그렇다 하더라도 (꼭 공적인 감정으로 반란을 일으키란 법은 없으니까...).그의 의지가 너무 미약하다. 화산처럼, 미친놈처럼 들고 일어나도 부족할 판국에 너무 우아하고 젊잖게 표출되는 의지가 그를 다시 실패의 그늘로 몰고 갔다. 윤진의 의지와 비교를 해 본다면 왜 황위가 윤진에게 갈 수밖에 없었는지 때려 잡을 수 있다. 윤진은 황위 자체가 목적이었고 윤정은 수단에 불과 했던 것이다. 죽은자들을 위해 윤진을 죽이려는 그들의 목표는 틀렸다. 죽은자들 몇몇을 위해서, 그 것도 사적인 관계들인데... 산자들의 대부분인 백성을 생각하지 않았으니까. 백성들은 누가 왕이건 상관하지 않는다. 다만 그 똥물이 튀지 않았으면 하는 바램일 것이다.

이렇게 해서 군림천하가 막을 내릴 줄 알았다. 아무리 제왕가가 암투의 근원지라 해도 이제 뭘 가지고 윤진을 대적할 것인가. 대적할 방법이 하나 있긴 하다. '바늘 가지고 인형을 팍팍 찔러 번져서 윤진을 저주하기' 그들이 그렇게 머리 굴려 가면서 없애려고 했던 윤진은 뜻밖에도 가장 사랑하는 묘흔에게 배신당한다.  묘흔이란 이 여자.  사랑하는 사람 따로, 좋아하는 사람 따로 있는 여자다. 확실히 그 감정을 표현한 바는 없지만 아마도 그 짜가 중 문각을 좋아했던 것 같다. 문각..너,  그 몸매에 그 면상에 인기 좋다....

윤정과 마찬가지로 묘흔, 그녀도 개인적인 감정으로 윤진에게 대적한다. 아버지를 죽이고 혈육을 싸잡아 죽인 천고의 죄인이라는 명목하에 윤진에게 칼을 겨눈다.  여기서 나는 슬펐다. 윤진에게 해꼬지하는 그녀가 미웠다. 윤진이 옳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그녀가 미운게 아니어서 더 슬펐다. 윤진이 '강화'가 아니고 첫째 왕자나 2째 왕자였던 다른 못생긴 아저씨였더라면  하나도 안 슬플 것이었기 때문에 ...왜..왜...아직도 잘생긴 얼굴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한단 말인가..

군림천하의 후반부는 늘이는 기분을 갖게 한다. 윤정의 잔당세력..에구구..한 4명되나???은 우습지도 않게 왜 나오는지 모르겠다. 군림천하의 전체 줄거리에 아무런 영향도 끼칠 수 없는 그들..그냥 니네들끼리 무협시리즈 하나 찍어라. 시간 나면 봐 줄께..

마지막으로 옹정제 윤진에 대한 나의 작은 생각을 쓴다. 이런 생각은 실제에서의 역사적인 그의 활동이나 역사학자들의 평가와는 관계없다. 오로지 군림천하에서의 그이다.
윤진 그는 변혁지향적이다. 그를 둘러 싼 환경이 정적인 상태이기 보다는 항상 진보하길 원하는 내면적 에너지가 가득차 있다. 이러한 에너지의 집중적 표현이 "혁명"..아, 이 표현이 아닌데.."반란(?)"으로 나타난다. 그러나 이러한 동적인 에너지가 청제국 내부에서만 표출된 것이 아니라 주변의 외부세계로 뻗어 나갔다는걸 표현했더라면 더 좋았을 것이다. 그렇다면 보는 사람은 좀 더 윤진에 대한 애착을 가지고 그를 제왕으로서 훨씬 쉽게 인정할 수 있었을 것이다.
윤진 그는 다른 사람과의 관계가 항상 긴장상태에 있다. '윤진'에 대한 남의 관심은 바로 간섭이라 생각하고 따라서 거부된다. 그래서 그와 같은 편일지라도 그 매개체는 손익계산에 의한 것일 수 밖에 없다. 즉, 그에 대한 모든 충성의 행위는 댓가와 반대급부를 원한다. 이러한 그의 행동의 반복으로 그는 스스로 소외된 인간이 되어버렸다. 최고의 권력으로도 행복할 수 없었던 그의 결말은 씁쓸하다.

만일 그가 현 시대의 정치가였다면 어떻게 그를 평가해 볼 것인가. 모르겠다.....
리영희씨에 의하면 어떤 권력이든 진실을 은폐하고 왜곡하려는 흉계에서 진실을 밝혀내고 그 것을 바른 모습대로 세상에 밝혀내야 한다고 한다. 윤진에 항거하는 모습들은 바로 그런 이유에서였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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