倚天屠龍記 2000
 Heaven Sword vs Dragon Sab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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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작 : 장위건
출연 : 오계화, 여자, 여시만, 장조휘, 진소하


등장인물 소개 & feeling 倚天屠龍記
 

인생은 연극이라 한다. 그 의미와는 많은 차이가 있겠지만 나에게 있어 무협시리즈의 느낌은 연극이다.  작가가 표현하는 광대한 중원의 모습은 좁은 연극과 같은 무대로 집약된다. 그리고 몇 번 바뀌지 않는 한정된 장소에서 의 독백, 방백..유치한 셋트들.  아마도 연극에 가장 밀접한 시리즈는 "대사조 영웅문" 일 것이다. 특히 "우가촌"에서의 여러 씬들은 그대로 연극적인 요소이다.  특정한 장소에서 등장인물만 바뀌면서 시간차를 두고 스토리가 진행된다.  우습다. 그러나 이런 것에 열광하고 이런 것 때문에 시리즈를 본다. 최근에 나오는 시리즈들은 이런 요소를 충족시켜 주지 못한다.  스펙타클, 어마어마한 제작비..나..이런 것에는 관심없다.  이런 종류는 헐리웃 영화로 충분하다.  옛날이 그립다...

장무기가 늙었다.
나보다 나이가 더 많은 아저씨 오계화가 장무기닷! 이걸 어떻게 해석하고 어떻게 받아들이나?
의천2000을 보면서 조속히 해결해야 할 문제는 바로 이거다. 그가 맘에 들건 안 들건, 옥보단의 그 남자(?)건 아니건...개인적으로 몽글몽글  떠오르는 요상시런 색색깔의 모든 생각을 덮어 두더라도 왜 하필 30대 중반을 넘어서는 오계화가 장무기인가.

이런 근본적인 의문감으로 의천2000은 시작된다. 모든 사람들이 의천도룡기를 하도 많이 봐서, 하도 떠들어 대서 인간 장무기의 성격은 서울 길바닥처럼 파해쳐질 만큼 파해쳐졌다. "우유부단" 바로 그거다. 서양에서는 햄릿이, 동양에서는 장무기가 그러한 성향의 인간으로 대표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장무기가 양조위였다는데서 그가 우유부단하다는 것이 더 분노를 일으켰고(아마도 질투겠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양조위 이외의 그 어느 누구도 장무기로 인정하고 싶지 않다.
이런 상황인데 장지림도 아니고 여송현도 아니고 오계화가 장무기라니 TVB를 폭파하고 싶은 마음이 절로 난다. 그치만 내가 젊은 나이에 꼭 서대문교도소에서 일생을 보내야 되겠는가. 참자...

그래도 왜...오계화가 장무기여~~~~?
내 추측 1 : 캐스팅 당시, 다른 쓸만한 배우들은 몽땅 다 섭외해 봤지만 바쁘다는 이유 하나로 뺀찌먹었다. 사실 양조위랑 맞짱 뜨고 싶은 생각은 감히 할 수도 없어서 핑게를 댄거다...
내 추측 2 : 오계화는 스케줄이 텅텅 비어 있었다. 거기에 위와 같은 생각은 꿈에도 못할 정도로 머리도 텅텅 비어 있었다. 불쌍도 혀라...
내 추측 3 : 오계화가 출연료가 조금 약한 편이다.
내 추측 4 : 한국의 인기 배우 "신현준"이랑 조금 비슷하게 생긴 점도 있으니까 오계화로 밀어 부치자...
내 추측 5 : 아빠 유송인도 늙그수레 하니까 유전적으로 닮게 하기 위해서 늙은 배우를 택해야 한다.
남들의 추측 6 : 위의 니 추측은 말도 안된다.

의천은 주인공 많기로 삼국지에 버금가고 주인공이 죽을 고비를 숱하게 넘기기를 비천은원도에 버금간다. 니편이 잘났네, 내편이 잘 났네, 편 갈라가면서 싸우고 화해하고 또 싸우고 ...그 와중에 장무기는 여러 여자들에게 둘러 싸여 행복한 비명을 지르면서 산다는 간단한 얘기다....라고 하고 싶은데 나 같이 머리 나쁜 사람은 줄거리도 기억 못하게 복잡시렵다.
처음으로 의천도룡기를 접하는 사람이라면 영화 먼저 보지 말구..근처 독서실 가서 날밤 까는 입장권으로 끊어서리 영웅문을 몽조리 다 읽고 서머리해서 외우고 난 뒤에 그제서야 자신 있으면 영화를 실실 보는 것이 좋으리라. 아니면 머리 나쁜걸 조상탓하게 되리라... 나두 그렇게 했냐구? 아니쥐..난 책만 보면 잔다.(누가 내 책에 미혼약 뿌렸어???.....) 거기에 KOOL님 같이 훌륭한 컨설던트도 주변에 없었다, 뭐.  그럼? 나만의 tip이 있지... 어느 시리즈를 보건 계속 등장인물 이름 적으면서 본다..^^; (누구는 변견파 개똥이네 집 아들, 누구는 잡견파 소똥이네 집 가시네..껍적대는 무공은 어떤 것이고...이런 식으로. 그러다 누가 집에 오면 그 것부터 치운다. 개망신이니까.)

곽정과 황룡이 목숨바쳐(장지림이 죽었데...주인도 죽었데..ㅠ.ㅠ)사수하던 양양성은 끝내 몽고에게 함락되고 그들은 구음진경과 무목유서를 각각 의천검과 도룡검에 넣고 꿰맨다.. 그리고 세월은 흘러 의천검과 도룡도의 진정한 가치는 알려지지 않은 채로 원나라 말기던가? 세계사시간에는 북원시대로 분류하던 그 때 쯤으로 멈춘다. 노총각 장취산은 노처녀 은소소를 만나 몇 번의 접선 끝에 사랑하게 되고 무식하게 생긴 도룡보도로 인해 얽히고 섥히다가 끝내는 운명이 풍지박살 나고야 만다. 장취산과 은소소..이들 부부는 주인공 장무기를 등장시키기 위해 처음부터 그렇게 힘들게 출연하고 북극에 가서 벌벌 떨고 그랬나 부다. 그러나 그렇게 아꼈던 아들이 바부텡이, 빙신이라 마음이 상했을 것이다. 아무리 어린 아이지만 그 상황에서 의부 사손이 살아 있다구 박박 우기고 싶을까? 아..정말 우리 아들이라면 다리몽둥이를 ...
아! 여기까지..장무기가 맘에 안들었던 것은 바로 여기까지다. 끝날 때까지 맘을 쓸어내면서 봐야 했던 양조위의 무기와는 정말 다른 모습이 연출되기 시작한다.

오계화가 10대를 연기하기에는 역부족인걸 세상이 다 아는지라 소년 장무기가 따로 등장한다. 만일 오계화가 소년 장무기까지 했다면...나두 나가서 뽀뽀뽀 출연한다. 소년 장무기는 연한 마음을 가진 기존의 장무기가 아니라 자존심이 강한 소년이라고 볼 수 있다. 소림사로 갔을 때부터 싹이 보이기 시작한다. 어른들 말씀하시는데 콩닥콩닥 말대꾸  하는 것부터가 "나는 양조위의 무기가 아닌디요....."라고 선언하는 듯 하다. 귀엽고 귀티나고 자신감 있어 보이는 소년 장무기(소년이란 걸 자꾸 붙이는 이유는..장년 장무기, 중년장무기랑 헷갈리지 말라구...)는 이때부텀 주지약과 은리의 마음을 휘어 잡고야 만다. 그래..소년 장무기때라면 느그들이 헬렐레 ~~ 하는게 이해가 간다..

의천2000은 남자 쥔공 뿐 아니라 여자들의 캐스팅 조차 놀랠 놀짜다. 뒤바뀐 듯한 배역...조민과 주지약. 그 누가 봐도 조민은 당연히 여시만이고 주지약은 여자여야 할 것이다. 그치만 그런 편견은 원조 조민이 여미한이었기 때문이다. 여리고 가늘가늘하고 쓰러질 듯한 이미지인 여미한의 그늘에서 벗어나기가 힘들다. 그러나 사실 조민의 성격은 바로 강함 그 자체이다. 군사전문가 뺨치는 남성적인 사고 방식과 행동은 여자가 더욱 어울린다고 볼 수 있다.
그리고 주지약의 시간적인 변화도 대단하다. 저게 아닌데..주지약은 좀 더 악랄하고 드세게 생겨야 하는데..하는 우려속에 여시만은 등장하고 모든 우려를 비웃기나 하듯..점차 본성을 들어낸다. 그 녀의 본성은 멸절사태가 행한 강한 교육과 세뇌 속에서 만들어진 것일까 (이때는 본성이라는 말이 좀 안 어울린다만...) 아니면 원래 그런 뇬일까. 예상을 하고 당하면 편하기나 하고 억울하지나 않지....여시만의 얼굴로 주지약의 악랄함이란 상상하기가 벅차기 땜시 점차 캐릭터가 변화해 가는 과정은 흥미롭다. 눈을 치켜 뜨고 살짝 맛이 간 연기라든가 조민을 약올려 죽일듯한 천연덕스런 표정은 백미라 아니할 수 없다.
주지약만 연기 잘하냐?..섭섭해 하는 조민..조민의 활약 또한 만만치 않다. 만만치 않은게 아니라..의천2000은 장무기의 무협이 아니라 조민의 무협이라고 해도 과언은 아닐듯 싶다. 모든 일은 조민이 해결한다. 콜롬보 못지 않은 총명함으로..흐미..이쁘고 머리도 잘 돌아가니 쥔공남자가 젤 좋아하지. ...근데 장무기, 넌 뭐 하고 있냐? 니가 곽정이냐? 멍청하긴.

그런데 의천2000의 장무기는 주지약의 본성이 탄로나기 전부터 왜 조민을 택했을까? 엽동의 조민이 그의 부족한 점을 메꾸는 나머지 반쪽이라면 여자의 조민은 장무기에게 면도날과 같은 존재였다. 삼각형은 세모라는 말처럼 확실한 것도 아닌 正과 邪 사이에서 그를 도려내 준다. 그의 생각을 자유롭도록 도와준 것이다. 총명한 조민이 아니었다면 장무기는 헛소리로 가득찬 세계에서 악순환을 거듭하고 있었을 것이다. 그럼 나같이 평범한 아낙네들은 멋진 주인공에게 사랑은 커녕 말빨도 안 먹히겠군. 그렇다구 기죽지는 말자. 어디 조민같은 여자가 흔하랴. 나에게도 차례는 온다. 줄이나 똑 바로 서자.

조민에 주지약에 소소(소연이 아니었든가?)까지 놀라운 캐릭터로 등장한다. 소소는 외국인..ㅠㅠ 내가 볼때는 확실히 maid in west다. 그런만큼 소소의 위치도 줄어든다. 그냥 장무기 곁에 있는 여자..그러나 그녀는 처음부터 조민을 장무기의 여자로 인정했기에 이쁘다. 그리고는 페르시아로 돌아간다. 근데 성녀의 옷이 뭐 그래..시집가는 여자같잖아. 페르시아 명교의 생각이 났으니 하는 말인데 그 "성화령"이라는거..들고 성화무공을 펼칠 때 푸히히..웃을 수밖에 없다. 거 뭐냐..부채춤이냐?
그리고는 은아리가 있다..일명 주아..박주아가 생각나다. 아리..흐미..아리가 다시 살아나는 절세절초의 원작변형. 아무리 원작을 바꾸었어도 저게 진짠가 싶을 정도로 잘 나가다가 웬 삽질인가. 주지약을 미치게 하려는 방법이 겨우 그거 밖에 없었는지...아리를 보면 자꾸 영호충이 생각난다. 영호충하면 또 한숨이 나온다. 여송현이 장무기였더라면 얼마나 좋아..나도 한 몫 껴 들텐데...

피에수 : 원작에서는 은리가 다시 살아난답니다...양조위의 의천도룡기를 원작으로 착각하고 썼습니다..  10년도 더 된 옛날에 읽은 원작을 여태껏 울거 먹으며 써서 이런 미스테이크가 발생했나 봅니다. . 죄송합니다. ^^;;  이를 지적해 주신 많은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저처럼 머리나쁘면 손발이 고생합니다..에구 팔이야...

아참...전에는 신비인이 누군지 별 관심을 두지 않았는데 양과의 후손이라는 얘기를 듣고 열심히 찾아봤다. 양과의 후손이라.. 얼굴의 변천과정과 유전학적 견지에서 볼 때 양조위의 의천에서 나온 신비인은 고천락과 이약동의 후손임에 틀림없고 의천2000의 신비인은 백발백중 임현제와 오천련의 후손이다.

그럼 오계화가 장무기를 잘 소화해냈을까? 소화불량에 걸려 훼스탈 먹구 바늘로 손꾸락 따구 발꾸락 따고 난리쳐야 되는건 아닌가? 아래는 어디까지나 개인적인 소견이므로..이의를 달지맙!!!!

의천2000을 계속 봐가면서 청년기의 오계화가 등장하고 그가 여러 여자들과 얽히면서..왜 오계화가 장무기에 캐스팅된건지 어떤 의도였는지 조금이나마 이해가 간다. 나...이해심이 깊잖여...
나이가 든 장무기란...기존의 장무기가 인생경험 부족에서 오는 실수를 아쉬워 했던 장위건감독의 배려다. 아무래도 나이가 들면 노파심에서 인지 말도 아끼고 한번 더 생각해 보기 마련. 오계화의 장무기는 양조위보다는 한박자 늦게 말하고(조금 생각을 해 보는듯) 오해를 살만한 단어는 아껴서 쓰고 눈빛도 아끼도록 연출된 것 같다. 아..저~ 노무스키 또 저런 말 해..하고 열받던 적이 별로 없다는 뜻이다. 그 말로 인해서 장무기는 인생이 고달펐는지도 모르니까. 그치만 말이쥐..양조위는 가만히 있어도 그런 말을 하는 듯한 쥑이는 눈빛이다 보니 여자들이 지래짐작으로 자기만 좋아한다고 착각하기가 쉬웠다. 뭐..누구 탓이라고 할 것도 없이 기냥 뻑 간다는것이다. 그런데 반해 오계화는 눈빛이 차갑다. 흔들리지 않는 마음을 느낄 수 있는 눈빛.. 오계화의 매력이 바로 그거다.
나를 볼 때는 양조위 눈빛~~, 딴 여자를 볼 때는 오계화 눈빛인 남자를 찾는다면 바로 시집들 가라...

양조위의 의천도룡기와 확실히 다르게 본 점은 무엇인가? 의천2000은 엔트로피가 제로이다. 모든 게 뻔하니까. 비단 영화뿐 아니라 무협에서도 사람들의 흥미를 끌려면 엔트로피를 창출해 사건을 예측하기 힘들게 해야 한다. 뜻밖의 사건이 벌어질 수록 예측하기 힘들고 그럴수록 재미가 있어진다. 모름지기 피같은 내 돈 주고 보는데 재밌어야 하는 건 나의 당연한 권리주장이며 사명감이다. 그런데 ..의천2000은 모든 상황을 예측가능하게 한다. 본래의 의천도룡기를 많이 각색하였음에도 불구 하고 여러 인물들이 때거지로 몰려다니면서 우연적인 것을 배제하고 필연으로 만든다. 그러므로 예측하는 건 뒷집 개도 가능하다..그러나 참신하게 보이려고 많이 꼬는 것보다 오히려 물 흐르듯 자연스런 흐름이 의천2000의 강점이다. 무조건 복잡하다고 좋은 작품은 아니다....(복잡하면 머리 나쁜 나 , 열받는다..) 사건의 줄거리를 따라가지 못하는 일 없이 질서를 느낄 수 있다. 그러다가 주지약과 송청서의 예상하지 못한 일탈행위에 쾌감을 느끼면서, 한편으로는 다행이라고 생각하면서 의천2000을 접는다.

KOOL

 

피에수 ; 무협적인 글이 아니라..안방드라마를 보고 쓰는 글 같다. 나도 멋있게 펜을 꺾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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