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Condor Heroes Return

감독 : 장위건
출연 : 정이건, 위준걸, 여요상, 왕위


 

일단 남제북개를 다 보고나니...걱정이 앞선다.
지난 번 볼때는 참 재밌게 봤는데 이번에 다시 보니 그저 그런것 같다. 뭘 끄적 끄적 쓰기는 써야 하겠는데..잘 생각이 안난다. 몇일째 컴퓨터 앞에 앉아 키보드를 뚜드려 패보기도 하고...종이에 버억벅 써보기도 하지만 뾰족한 수가 없다. 애매한 커피만 소비한다.
아~~ 그렇구나...이젠 머리가 다 되었구나. 이른바 밑천이 다 떨어졌구나. 이를 우쩐다? 밥을 먹다가도..변기통에 앉아서도 고민하다가..서점엘 가보기로 했다. 원래..글이란 베끼기도 하는거지, 뭐.
그럼 뭘해? 차비들여, 시간들여 갔건만 그 어디에도 남제북개에 관한 책이 없었다...에이구 바보야...그런 책이 있을 턱이 없지..소설의 인물인데..

그래도 섭섭한 것은 더 있었다. 각종 영화에 관한 많은 책들이 쏟아져 나왔음에도 불구하고 중국영화를 심도있게 다룬 것은 없었다. 그저 지나가다 느와르필름이 우짜고 저짜고..몇줄 할애한다. 인심이나 쓰듯이.. 그 주인공도 대부분 주윤발이고 감독도 왕정이나 서극이다. 서극...서글프다..
그래도 이정도는 괜찮다. 내 학창시절에는 홍콩영화를 좋아한다고 얘길하려면 용기가 필요 했다. 다들 왜 그런 저어~질 영화를 보냐고 하는 눈빛이었기에. 더, 더군다나 무협시리즈는 더했다. 그런 쟝르의 영화가 있다는걸 아는 친구도 드물었다. 그런 외로움을 뚫고 집에 오면 묵묵히 무협영화를 봤지..그리고는 마치 나도 예술영화나 시사성있는 영화만을 본다는 듯 시침 뚝! 떼고 살았다...^^ 의천도룡기의 감동을 나만의 비밀로 지니고 살아야 했던 불행한 과거(?).
스크린이란 뮤비잡지에 나온 조그만 양조위의 사진을 오려서 수첩 깊은 곳에 숨겨서 가지고 다니던 그 때..암울한 시대고 억압받는(?) 시대였다.. 지금은 참 좋다. 나만의 르네상스시기다. 아무도 무협영화..특히 시리즈의 오묘함을 책으로 출판해 주지 않아도 좋다. 교양있는 것만 보는 척 , 우아한 행동만 하는 척 하지 않아도 되는 아줌마니까!

남제북개 얘길해야겠지...피유우우우...한숨소리..

남제와 북개가 살았다고 가정하는 송나라는 금나라로 인해서 남쪽으로 쫏겨 내려간 남송시대이다. 남송과 금의 관계는 좀 복잡한데, 그걸 다룬 시리즈가 없을까? 벽혈청천진주기의 시대는 더 앞이니까..양가장이나 적청전기는 아니겠고..에이구 모르겠다.

남송시대는 정치적으로 난세이다보니 무림에 속하는 많은 사람들이 공공준칙을 잘 이행(?)하는 풍토가 강호에 유행이었다. 보통 난세에는 도둑놈이나 떼강도도 많고 질서가 어지러운데 웬 공공질서를 잘 지키는 착한 무림인들이냐고?
그런 도동놈들은 평범~한 일반 사회얘기고 무림인들이야 일단 쫀심하나로 살아가잖아? 강호의 "따샤" 소리를 들으려면 어쩔 수 없지, 뭐. 즉 강호의 의로움이 '협'의 가치중에 더더욱 중요하게 된 것이겠다.

그 바람에 무협의 원래 모습이었던 야성적이고 원시적인 모습이 많이 약화되었고 나름대로의 준칙을 세워 따거의 말을 잘듣고 사는 무리들이 대거 생기게 되었다.
그들은 금나라에 항거하여 빼앗긴 연운16주를 다시 찾으려 대항하기도 했다. 태행산의 '팔자군'이나 중조산 일대의 '홍건군'이 그 역사적 실예인데..이런 조직과 비슷한 성격을 갖는 것이 바로 '개방파'이다. 물론 소설속의 방파이긴 해도.
개방은 주로 전국 방방곡곡의 거지들로 구성되어 있어 그 디글디글한 수로 인해 중원 최대의 방파가 되었고 또 수적으로 많기 때문에 정보수집에 있어서도 가히 최고 방파라 하였다. 그런 힘을 가진 개방은 금나라의 남하계획의 최대 걸림돌이 되었기에 갖은 모략으로 개방을 섬멸하려 했다. 그래서 홍칠의 사부 전방주도 당하고 홍칠도 꽤나 당한 것이다.

물론 이런 정치적 성향을 떠나서 무림사회에서는 순수하게 친구간의 의리를 중시하는 모습도 점점 더 강해졌는데, 역시 김용은 홍칠과 단지흥과의 의리에도 촛점을 맞추어 이야기를 꾸려 가기도 한다.

그럼 단지홍은 어디 사는 뉘집 자식인가?
그걸 알고 싶으면..알려줘야지..
당시 남송의 주변국을 봐야겠지? 왜냐면 단지홍이 워낙 막강한 권력층 자제분이라서리..
북쪽에는 금, 서로는 토번, 서북은 서하(벽혈청천진주기의 이원호가 세운 나라...여송현이 멋있게 나오는거 다 아시죠?), 동으로는 바다건너 고려가 있었다. 더 더 북쪽으로 기차를..아니 말을 타고 가 보면 몽고가 한참 끝발을 날리고 있었다. 그 때쯤 곽정과 그의 모친 이평이 몽고에 살면서 열심히 "대사조영웅문'의 출연준비를 하고 있었겠지...
그리고 남서쪽에 위치한 나라가 바로 대리였으니 남제 그는 바로 대리국의 대왕이었다. 남제, 단지흥은 원래 중원에서 태어나 자랐다. 그가 아버지 단...(큭, 머리 나쁨..까먹었다)을 찾아 나서면서 '남제북개'의 스토리는 시작된다. 단지흥이 지나가다 들른 경성 임안부는 무지 넓어서(중국은 남는게 땅이니까...)숨기도 좋아 망명해 온 무림협들이 많았다. 그래서 무우동(無憂洞)이라 불리기도 했는데 왜 그리 불렸을꼬? 몰러~~ 묻지마아~ 다쳐...-_-

그 곳에서 큰 갈비집..아니 레스토랑을 하는 집의 귀한 아들 '홍칠'을 만나게 된다.
둘의 만남은 운명적이다. 좋은 운명이었는지 아닌지는 본인들만 알 것이고, 시청자들 또한 의견이 다를 수 있다. 나? 그냥 보는거지...마치 모든걸 초월한 것처럼..히히..

단지홍은 홍칠과의 만남 이후로 아버지를 만나긴 만났는데 별로 좋은 껀수로 만나지 못했다. 그리곤 아버지 단지충..햐~생각났다..과의 갈등으로 다시 강호로 되돌아 가는데..그가 되돌아 간 강호에서는 사나이들간의 결투보다는 여자가 더 꼬이는 사건들이 발생한다. 본처 이외에 만난 여자가 바로 유영이었으니 유영과의 만남 그리고 이별 또 만남으로 단지흥은 머리가 하얗게 샐 지경이었다. 물론 머리가 하얗게 된 것은 유영쪽이었지만.. 유영과 노완동 주백통 그리고 단지흥의 3각관계아닌 3각관계는 단지흥을 속세를 떠나 출가하게 만들었다. 그리고 보면 대리국왕들은 출가를 참 많이하는 편이다. 너도 나도 출가하고 별반 말리는 신하도 없는거 보면 참 히안하다. 그래서 대리국에는 중들이 많은가??

단지흥은 출생부터 출가하기까지 참으로 불행한 삶을 살았다. 꼬이는 여자탓에 하루도 맘이 편할 날 없고 갑자기 대왕이 되어 해 보지도 않은 정치하느냐고 힘들고..유영과의 사건은 그의 카사노바 기질을 잠재우고 후일 그가 남제가 되는 영예를 가질수 있도록 도운 좋은 계기였을지도 모르겠다. 아니었음 단지흥은 아직도 어딘가에서 예쁜 여자랑 인연을 만들고 잇을지도 모르니까. 대리국의 궁궐은 그의 후처들로 발디딜 틈도 없었겟지?

단지흥이 여자에 대해 사랑도 가지각색으로 나누어줄 수 있었음에 반해 우리의 털털이 홍칠은 어땠을까. 구지신개 홍칠공을 볼까?
홍칠공의 손가락이 왜 9개인지 아는 사람? 알아 맞춰봐.......모르겠음..찍어라도 봐...-_-
홍칠은 먹을걸 엄청시레 밝히는 인간이었다. 먹는거라기보다는 맛있는게 있음 자다가도 벌떡! 일어날 판이었다. 여전히 먹는거 탐하는 생활을 하던중 여차저차해서 개방의 전방주를 알게 되어 사부로 모시게까지 되었다. 그런데 그 놈의 먹을꺼 때문에 전방주는 죽게 되었고 (체했나?) 홍칠은 죄의식을 느끼고 다신 먹을걸 탐하지 않겠다는 맹세조로 식지( 먹을껄 관장하는 손가락이래..) 를 싹!뚝! 해버린 것이다....그래도 밝히던데..

여기서 잠깐..
많은 무림고수들 중에는 제자를 거두지 않는 특이한 사람들이 있다. 홍칠공이 대표적인 예이다. 그러다 하나라도 제자를 두게 된다면 꼬옥 자기가 속한 문파가 아닌 외부에서 제자를 거둔다. 인연이 닿아야 제자가 될 수 잇다는 말과 함께. 홍칠공처럼 맨날 싸질러 다닌다면 개방내에서 누가 홍칠과 인연을 만든담. 그러다 홍칠은 곽정과 황용을 제자로 거둔다. 그리고 곽정에게 향룡십팔장을 다 전수해주고 황용에게는 타구봉법을 전수하니... 이 것도 또한 먹을꺼와 관련이 깊더라..요 얘긴 나중에 하자..
그리고도..양과에게도 모든 무공을 전수한다. 문규를 어기면 안되니까 초식만 전수한다는 말과 함께..만일 양과가 곽정부부를 못 만나 계속 도적질이나 하거나, 어쩌다 거지로 전락하여 개방파에 들어 갔다면? 양과는 홍칠공에게 무예를 전수받지 못했을 것이다. 이해 못하겠다...정말 이해 못하겠다. 그렇게 이해 못할 것이 많으면서 무협시리즈는 왜 보냐고? 냐하하하~ 요렇게 씹는 재미에 본다우.

항상 털털한듯 보이는 홍칠공에게도 젊은 시절이 있었고 잊지 못할 love story가 있었으니 그녀는 바로 개방의 한 세력인 깔끔파(거지가 깔끔해 봤자지)의 거지왕초진철산의 딸, 설예이다.
설예는 자신이 장애인임을 극복하지 못한 좀 삐뚜름한 성격을 여자아이지만 홍칠을 만나면서 다리도 고치고 성격도 많이 좋아진다. 홍칠이 무슨 정신과 의사에 정형외과 의사였던 것처럼.. 그렇게 즐거운 나날을 보내다가 홍칠에게 시집가던 날, 즐거운 날의 끝을 보게된다. 홍칠에게 죽는 아버지를 본 것이다. 홍칠에게 시집가지 말라는 말과 함께 꼭 복수하라는 당부도 잊지 않으시는 자상한 설예의 아버지.

난 설예가 참 인상적이다.
무협물 주인공의 여자친구같지 않게 솔직담백한 그녀가 참 좋았다. 이미 순애보적인 여자들에게는 신물이 난 상태이므로. 얼마나 천진난만한지..
그런 어린 (비록 시집갈 나이라 해도) 설예에게 홍칠과 그녀 아버지와의 풀지 못할 매듭은 감당이 불감당이었을 것이다. 아버지가 죽는 장면에서 그녀는 무엇을 보고 무엇을 느꼈을까. 자기안에 낯선 존재(어느날 설예가 속했던 모든 것들로부터 끊어져 버리는)가 들어차고 있음을 느끼고 지독히도 뻔한 미래를 보았을 것이다. 짧은 순간에 헤어나지 못할 긴 터널 에 들어서고 있는 자신을 막지 못하고 멍히 있었을 것이다.

그녀는 홍칠을 사랑하였음으로 죽음으로써 그를 떠났다. 스스로의 죽음이란 설예가 그녀 혼자임을 확인하는 행동일 수도 있고 사랑하는 홍칠을 가질 수 없음을 알기에 현실을 도피하는 행동일 수도 있다. 단지흥과 홍칠을 이간질시켜 단지흥이 홍칠을 죽게 만들려고 했다는 설예의 의도는 단지 자살을 합리화시키려는 설예의 자가최면에 불과한 것이다.
그래도 그 것이 복수였다고 고집한다면..설예야..원수에 대한 복수란 말이쥐...그렇게 하는 것이 아니란다. 그저 원수보다 오래 살아서 원수 죽는 꼴을 보면 되는거야. 홍칠이 너보다 나이도 많고 또 본래 남자는 여자보다 좀 일찍 꽥하는 경향이 있으니까..그저 기다리면 되는거란다.

설예의 죽음이 다소간 홍칠의 책임(애타게 찾지않은)이라는 느낌이 나를 슬프게 했다. 또한 공포영화 "미저리"를 고데로 써먹은 듯한 홍칠과 교령의 웃지못할 얘기도 나를 슬프게 했다.....어떻게 북개 홍칠공의 이야기를 이따위로 만들어!!!

주인공으로서 홍칠공은 어떤 매력을 가지고 있을까?
솔직히 내가 느끼는 홍칠공은 늘 육칠십을 훌쩍 넘긴 하얀 할배라서 별 생각이 없다. 오히려 홍칠공의 절학 향룡십팔장이 더 매력이 넘치는 아이템이다.
곽정이 주로 사용하던 향룡유회와 더불어 비룡재천, 용전이야, 혹약재연, 신룡파미, 돌여기래, 소요유, 견룡재전, 뇌파룡신, 신룡파뇌..그리고 또? 모른다. 이 것도 찾느냐고 얼마나 힘들었는데...
이런 멋진 이름을 가진 초식들은 자세히 보여주지도 않고, 향룡십팔장을 연마할때는 애매한 항아리만 아작낸다. 교령이 힘빠지는 독을 써서 공력이 부족해 그렇다나..어쨌다나..그리고도 남제북개란 이름을 달다니.

그 뿐이야? 남제는 일양지를 별로 쓰지도 않고 나쁜 금나라 놈들에게 당하기만 하고.일양지 뒀다가 뭐하게. 국 끓여 먹으려구? 쯧! 그래도 배경음악은 분위기 있는 걸로 골라쓰더라. 터미네이터의 사운드트랙인데..다들 아시죠?

참 금나라의 4째왕자 말이지...걔도 인물이 좀 괜찮지요? 입술이 좀 두꺼워서 그렇지. 홍칠에게 당해 one eyed man이 되자 눈을 가리고 다녔는데..그 것도 비단에다가 금테두리를 둘렀더라구요. 이름이 진X행인데. x자는 내 옥편에 없는 글자더라구요. 질색이야, 옥편에도 없는 한자. 금의 4째왕자라면 아마도 양강의 양아버지, 완안홍열의 형이 아닌가 싶다. 완안홍열이 6째왕자니까.....앗! 왼쪽 홍칠과 격투하는 놈은 금나라 왕자가 아닙니다...

 

에구구..힘들다.
남제고 북개고 간에 허리아파 죽것다...
어제밤에는 장지림의 'Best of best 2'를 꺼내 봤다.
남제북개 얘기에 곽정얘기를 자꾸 하다보니 장지림이 생각난 것이다.
역시 지림은 나의 마음을 설레게 한다.
지림이랑 뽀뽀뽀하는 막문위가 부럽다...아이고오~ 배야..
얼른 일을 마무리짓고 "대사조영웅문'을 다시 보고 싶다.

KOO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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