雪山飛弧

The Flying Fox of the Snowy Mountain 1999

제작 : 이첨승
감독 : 쇠순안
출연 : 진금홍, 황일화, 소미기, 위준걸, 장조휘, 서시만, 윤양명


 

1644년 이자성은 마침내 명나라를 멸망시킨후 "이"왕조를 세우고 "틈왕"에 즉위한다. 이 후 계속적으로 중국대륙으로 세력을 확대하였다. 이 때 만주를 기점으로 흥기한 여진족의 나라 후금 즉 '청'나라의 세력인 오삼계에게 전적으로 패하여 궁지에 몰린다
이 자성의 보디가드였던 4 집안 '묘', '범', '전' 그리고 '호'는 이자성을 보호하는 과정에서 '호'가 이자성을 죽이고 오삼계에게 투항했다는 거짓 고육지책을 쓴다. 나머지 세집안 묘,범,전은 이를 오해하여 호를 원수로 여기기에 이른다. 비천호리라 불린 호장군은 이 사실을 밝히기도 전에 3 집안에 의해 독살되기에 이르르고 (비천호리의 이해할수 없는 뜸 들이기 행동이 화를 불러왔다. 자신감인지, 자만심인지도 구분안 될 그의 행동으로 나머지 후대들이 엄청난 고생을 한다.) 그로 인해 4집안이 이후 100여 년간 피비린내 나는 복수혈전을 치루게 된다. 틈왕이 남긴 엄청난 보물과 함께....

설산비호를 처음 보고 있자면...어떻게 4 집안의 은원을 풀것인가가 궁금해진다. 오해에서 비롯된 은원이 결국은 보물때문에 더 깊어지고 오해고 나발이고 없이, 보물이 진짜 목적이 되어버렸기에 해결방안이란 있을 수 없게 보이기 때문이다. 처음부터 결론이란 없는 싸움이었다. 아니 결론이 명확한 싸움이었다.
이 엄청난 보물이 '건륭시대'를 살아가는 후손들에게는 어떤 의미였을까. 분명 '반청'을 위한 자금(틈왕이 재기하기 위한 군자금이었던 것이니 반청은 틀림없지?)이었던 이 보물들은 '반청'을 반대하는 사람들이 더 탐을 내고, 반청을 하는 사람들은 금보기를 돌같이 하니...틈왕이 지하에서 통곡하겠다.

김용의 작품지류를 보면 그 시대가 근대에 이르면서 점차 주인공들의 영웅적인 면이 소멸되어 간다. 난세에 영웅이 나타난다고 했던가. 나라가 어지럽고 외세의 침략이 빈번할때는 꼭 영웅이 나타나 위태한 상황을 타개해 나간다. 물론 김용의 주인공들이 영웅적이긴 해도 나라의 주인이 바뀌는 것을 어찌할 수는 없었다. 그냥 그 행동이 영웅적인었다는거지...

그 대표적 인물이 '곽정'이다. 몽고의 침략으로 부터 열심히 양양성을 지키다 전사하는 그 모습..진짜 영웅적이다. 양과만 해도 나라를 구하는 영웅과는 관계가 좀 없다. 이미 갈때까지 간 나라의 상황에서 영웅하나 있다고 달라질껀 없으니까. 그런 포기하는 시대상을 반영한것일까, 양과는 그냥 은거한다는 결론을 택한다. 이 것은 김용이 볼때, 지식인층(요즘 표현으로)들의 패배주의로 현실을 포기한다는 것이리라. 정치와는 무관하게 산다고나 할까...소용녀와의 사랑타령도 현실을 탈피한 낭만주의 색채가 농후한 의미일 것이다. 뭔 소리냐구? 세계사시간에 배웠잖수. 국가의 힘이 강해 지식인을 탄압한 결과로 낭만주의며 자연주의가 발전했다구...야단 안맞을 틈새로 빠져 나간거지 뭐... 장무기 역시 난세에 태어나 부패하고 이민족에게 빼앗긴 나라를 무너뜨리고 명나라를 세우는데 은근히 한 몫을 하게 된다. 주원장이 아니었다면 장무기가 황제가 되었을까??? 소설이지만서도.

설산비호에 이르러서, 아니 근대 청에 이르면서 김용작품에서는 영웅의 모습은 자취를 감춘다. 오히려 위소보같은 무공과는 관계가 없는 치밀한 성격(좋게 말해서 그렇지, 비열한 성격)을 가진 주인공이 등장하고, 드디어는 호비와 같은 평범한 성격의 주인공이 등장한다.

설산비호는 왕년에 한번 출시된적이 있던 작품을 리바이벌한것으로(요즘 유행이다...리바이벌..녹정기리바이벌, 의천도룡기리바이벌, 절대쌍교리바이벌, 리바이스청바지..) 4 집안의 은원(두분은 은원해결, 두놈은 보물)과 아직도 '반청복명'을 외치는 '홍화회'와 건륭의 사생아 '복강안'의 대립이 주 된 이야기이다....아니다. 주로 사랑타령이다. 무협물에서 사랑이 빠지면 삼국지같이 되버리지만...넘 심해도 지겹다..지겨워..하이틴 로맨스도 아니구...

설산비호의 주인공격인 호비는 정말 평범의 극치인 청년인데..이런 성격을 부여한 김용의 의도는 아마도, 청이 건륭시대의 끝에 와서 서양세력에 의해 와해될 분위기를 조성하기 시작하고 있음을 한탄하고 있는 것 같다. 쇠퇴할 것을 번히 알고 있는 후대의 사람으로, 그 안타까움을 자기중심적인 호비를 만들어 냄으로써 안으로 움추린 중국을 표현한 것 같다.

초반부를 이끌어 가는 호비의 아버지 '호일도'(황일화)와 호비의 엄마' 낭검추'(소미기)의 이야기는 주인공 호비의 이야기보다 더 무협적이고 더 김용스타일의 이야기이다. 그러나 한가지 이해 못할 것이 있다. 옥면봉에서 두 부부가 함께 보물을 찾았는데 그냥 버려둔다는것...분명히 호일도는 틈왕을 모신 선조의 유지를 받들어 한족의 나라를 되찾겠다는 결의가 강한 사람이었다. 근데 우째 그 얘긴 없이 그냥 가냐??? 보물보고 놀래서, 아니쥐...결혼하니 좋아서 잊었나 보다. 100여년간의 은원을 청산하고 선조의 유지를 받들 목적으로 묘인봉과의 결투에 임하는 호일도는 전귀농(장조휘)의 계략에 빠져, 호일도는 먼저 가고(?) 묘인봉은 그를 독살했다는 오명을 쓴채 20여 년이 흐른다.

 

호비는 1년 내내 눈이 쌓여 있는 추운(1년 내내 에어콘 풀 가동 중...제발 부탁인데..겨울에는 버스에서 떼 냅시다. "냉방버스") 옥면산장에서 그 숙부와 함께 하인으로 성장한다. 물론 원한을 갚으려구 신분도 감추고 호가도법을 익히면서..이빨도 박박 갈면서. 그가 20여 세쯤 되었을 무렵 드디어 원수들 묘인봉, 전귀농, 등이 옥면산장에 나타난다.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를 본 사람이 무수히 많을 것이다.
언제던가...너무 기대를 한 나머지 지루한 2시간여를 극장에서 졸아야 했던 그 때. 아마도 서대문에 위치해 있던 푸른극장이었던 것 같은데...졸다가 졸다가 침까지 질질 흘렸다. 멋진 크라크 게이블의 콧수염도 지루하고, 비비안 리의 개미허리도 지루했다. 그런 대작이 내게 지루했던건 기대가 엄청시레 큰 탓이지, 영화가 후진건 결코 아닌 것이다. 설산비호 역시.. 추석이란 큰 명절 앞뒤에서 시간에 시달린 이 아줌씨가 보고 싶어 기대를 하고 또 했던 탓일까...후짐을 면치 못했던 것이다.

지나치게 평범한 주인공, 지나치게 순정파인 여주인공, 지나치게 악당인 나쁜놈들, 지나치게..헉 헉..뻔한 스토리...그리고 또? 결론적으로 호비에게 반할 수 없었던 내 심정. 위준걸의 팬인 나로서는 나쁜놈 복강안에게, 늙은 아저씨 진가락에게 반하고 만다.

주인공이 어떻길래 KOOL이 실망했을까?

호비(진금홍 분) : '설산비호 호비'라고 불리우길 자청한(다들 별호는 남들이 붙여줌에도 불구하고, 중이 제머리를 깍더라.) 호비는 지극히 평범한 남자부류에 속한다. 한 치의 매력도 보이지 않고(그가 진금홍이었슴에도 불구하고) 영웅적인 기개도 보이지 않는다. 못 찾은건가?

형만한 아우가 없다고 했던가? 아니지, 여기서는 아버지만한 자식이 없는것이겠다. 호비는 아버지 호일도만큼 이른바 대협의 모습을 보이지 못한다. 그의 성격상 불가능할지도 모르겠다. 천성적으로 정에 약한 사람이었기 때문에 복수를 할 확연한 마음도 없고 복수때문에 사랑을 포기할 사람도 아니다. 호비는 '자기애'가 강한 사람이었다. 상청을 짝사랑하다가 그녀가 받아들이지 않자 그는 주화입마되었고, 묘약란이 그를 떠나려 할때도 그는 주회입마되었다. '자기애'가 강항 호비에게 절망감이란 것이 주화입마라는 형태로 외부에 표출된 것이다. 한마디로 자기의 사랑이 거부 당하자, 그 상처가 지 성질을 못이기고 폭발해 버린 것이다. 물론 이런 사람이 남편으로서는 참 좋을듯 하다. 으악! 싫다구요? 무슨 소리...호비는 그거 빼고는 좋은점이 얼마나 많은데... 착하고, 호탕하고, 의리도 좀 있고(의리? 무슨 깡패집단 같다..)키도 크고.....^^;

묘인봉(윤양명 분); 설산비호에서는 호비보다 천하무적수 묘인봉이 오히려 더 당당한 남자로 묘사되었다. 그에게서는 안정감이 느껴진다. 차가운듯 하지만 그에게는 좋은 사람이라는 냄새가 풀풀나는 것이다. 참, 묘인봉을 볼때마다 느끼는 건데, 그는 우리나라의 탈렌트 이창훈을 많이 닮았다. 순풍산부인과를 보고 비교해보니 진짜 그렇다. 아하, 묘인봉아저씨도 잘 생겼구나.

 

복강안(위준걸 분) : 히히...아마도 그가 아니었다면 끝까지 설산비호를 안 봤을지도 모를 일이다. 위준걸의 연기가 한층 더 늘었다. 그 눈빛에서 나쁜 놈이라는게 파악 팍 느낄 수 있었으니까. 건륭의 사생아 복강안은 홍화회를 전복시키려는 것 외에도 카사노바역을 훌륭히 수행한다. 카사노바란 여러 여자를 농락하는 인물이라고 한다. 그러나 그 때마다 진실한 마음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 것이 제비와 구별되는 특징이다. 그런 점에서 복강안은 진짜 카사노바다. 그러나 설산비호는 분명 무협시리즈이다. 옥보단이 아닌 것이다. 그런데도.. 복강안과 상청, 묘약란들의 이야기는 거의 금병매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었다.

그 점만 뺀다면 (뺄 것도 없다. 복강안은 정치와 사랑을 결부시키지 않았다.그런 철저한 성격이 더 매력적이다) 복강안은 진가락에 버금가는 책략가로서 인정을 한다. 청나라가 세워진 이후로 그 많은 비밀결사대 (홍화회, 천지회, 백련교도 등)가 있었슴에도 왜 반청복명을 못했는지는 뻔한 이치이다. 청의 조정에는 복강안과 같은 책략가 (유능한 정치가라고도 불릴 수 있다.)가 많았던 것이다. 진가락과 복강안 그리고 건륭의 역을 위준걸 혼자서 하는데.. 연기색깔을 적절히 바꾸면서 잘 했다. 출연료도 3인분을 받았을까?

비오는 일요일, 오늘도 밥벌이 나간 서방님을 기다리면서...

KOO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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