小李飛刀 99

원작 : 고 룡
출연 : 초은준, 소 장, 오 경, 가정문, 범빙빙


 

고룡의 원작인 "소이비도"는 왕년에 관례걸 주연으로 출시되었었다. 재미 디게 없었지... 관보혜랑 부명헌이 나왔던 소이비도를 보면서 아휴휴휴우~~~~~~~ 보기는 본다만 정말 짜증나네....몸을 베베꼬면서 하품도 찍~~했다. 눈물도 좀 베어 나오고..코코코코
하지만 관례걸의 이심환은 역시 멋있었다. 중년의 중후함을 잘 표현했는데 잘 나가다가 등장한 임시음역의 관보혜로 인해 또 홀라당~~넘어 갈 수 밖에 없었지. 도데체 관보혜는 이쁘게 나오는 적이 없다. 구음진경에서도 장지림의 상대역으로 날 울리더니 또 한 차례 나를 울렸다. 관례걸이 성씨가 같다고 추천한게 아닐까? 우쒸...임시음이 그렇게 독살스럽다니.... 암튼 이심환이 그녀를 못잊어서 10여년간 방랑을 했다는게 도저히 믿기지 않을 정도로 임시음의 매력을 표현하는 점수는 빵점이다...국진이빵 먹을래? 피카츄빵 먹을래?

 

당시의 충격으로 인해 나는 소이비도 99가 나왔다는 소식을 접하자...쪼매 두려웠다. 그걸 또 봐? 도리 도리...싫은데...
요즘 무혐비디오의 성향이 점차 여성화 되어가고 있는 이유도 소이비도를 보고 싶지 않은 이유중의 하나이기도 하였다. 화려한 액션과 치밀한 두뇌를 굴려야 하는(나야 치밀함과는 전혀 상관없지만서도) 소위 무협지다운 무협을 보기를 원하는 것이다. 근데...대체로 한국의 드라마같은 색채를 띠는 무협물에 내가 시간을 투자할 가치가 있는가? 애정의 삼각, 사각관계를 무협비됴에서도 맛봐야 하는건지...
고룡의 작품은 이런 점에서 좀 특이하면서도 맘에 안든다. 그저 주인공 남자라면 사죽을 못쓰는 출연 여자들도 그렇고, 말도 안되게 치사한 조연들도 싫고...고룡이 알콜중독자였다던데 그래서 좀 이상하게 술 취한 것 같은 사람들만 나오는거 아닌가 몰라.

그러다 보니..늘 무협비됴를 함께 봐주던 KOOL의 서방이 어느날 인가부터 함께 보지 않게 되었다. 가끔 몇분씩 들여다 보다가는 짜증을 내면서 딴방으로 가버린다.
서방의 눈치밥에 우리나라 연속극도 제대로 보지 못하는 나로써는 역시 눈치가 보일 수밖에 없다. 그래서 고룡이 미워졌다....잘 쓰란말야!!!

 

그치만 초은준의 사이트에서 '소이비도 99'의 간략한 사진을 보고 맘이 달라졌다. 관례걸과는 비교도 안되는 얼굴에..하하 정말 잘 생겼군.. 그렇게 날씬한 허리는 무협지 사상 초유의 일이다. 역시 파마한 그 머리도 처음 있는 일이다. 곱슬머리는 고집이 엥간하다던데 초은준의 이심환도 엄청난 고집불통이겠다.
그러믄 설라므네, 봐도 되겠네...볼까? 보자! 봐야만 돼!!! 내게 소이비도99가 아니면 죽음을 달라~

조용한 동네에서 장사치루기 싫었는지 나는 곧 소이비도 99를 볼 수 있었다.

소이비도99의 압권은 뭐니 뭐니해도 '소이비도'이다. 암기에 속하는(꼭 당하면 암기고 자기가 쓰면 명병기 라고 하더라...)비도를 날리는 그 모습이 나를 헬렐레하게 만들었다. 거기다가 100%의 정확도, 철저히 끝(?)내주는 잔혹함...크크, 칼에는 눈이 없다던데... 수많은 무협물을 접하면서 아쉬운 점이 있다면 그것은 주인공이 냉정하지 못하다는 것이다. 적과의 싸움에 있어서 우리의 주인공들은 차마 적을 쥑여뿌리지 못하고 대충 혼만 내주고 돌려 보낸다. 그러면서 꼭 이러지 "니네 대장에게 가서 전해...담에 또 그럼 혼내준다구..." 나중에 보자는 놈치고 무서운 놈 없다고, 주인공들은 꼭 보복을 당한다. 지가 당하던지 아님 주변의 인물들이 당하던지...
그럼 그제서야 생각이 나겠지? 그 때 끝내줬어야 하는건데. 벼엉신, 후회하면 뭘해.

하지만 이심환의 비도는 냉정하기 그지 없었다. 다음 줄은 미성년자는 읽지 마십시요...급소에 꽂히는 그 명쾌함...아~~~~카타르시스를 느낀다. 물론 용소천에게도 그랬음 좀 좋을까. 비도는 마음으로 던지는 거라 한다. 나도 마음속으로 수없이 칼을 날려 보았다. 주로 뻘건 자루 달린 과일 깍는 칼이지만...목표는? 당연히 바퀴벌레!

"소이비도" 한 셋트는 좀 특이하다. 마치 요즘 유행하는 화장솔셋트처럼 가죽 케이스에 쭈욱 들어있다. 언제 그걸 끄내서 언제 적에게 던질지는 모르겠지만 암튼 그냥 허리춤에 차고 다니다가 자신이 찔릴 염려는 없겠다.

옛날 학창시절 쉽고도 어려웠던 국민윤리시간에 자주 등장하던 할배가 있었다. 이름도 거나하게 길던 '아리스토텔레스'라는 철학자가 이렇게 말했단다. 난 그가 진짜루~ 그리 말했는지 그를 만나 본적이 없어서 모르겠지만..
"출발점에서 조금이라도 진리를 벗어나게 된다면 그 것은 나중에 천배로 확대된다" 즉..첫 단추를 자알 끼워! 라고 말할껄 비비꽈서 말한 것에 불과한데...철학자들은 다 그래...그저 그런 얘기를 어렵게 한단 말씀이야.
이말은 소이비도99에서의 이심환(초은준 분)에게 해당하는 말이다. 이심환의 순간적인 판단착오로 인해서 이야기의 불행한 항해가 시작되었기 때문이다.

이심환 : 그는 무협물의 전형적인 주인공이다. 의리빼면 시체이고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무공과 곁들여서 인물도 가히 절색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에게는 심리적으로 불안전한 요소 즉 약점을 가지고 있었으니 그게 바로 이심환을 주인공이게 하는 의리라는 것이다. 물론 그는 이 의리로 인해 철저히 배신을 당하고 만다. 의리는 그가 저지른 오류들을 합리화시키긴 했으나 그게 본인 생각이지 어디 내 생각과 같은감?

철저히 파해쳐서 뭉개주마...이런 말은 주인공에게 해서는 안되지만 하두 답답한 친구라서...^^

첫번째 오류 : 여자에 관한 그의 생각 여자들이 남자의 소유물 정도로 인식된 것은 이심환 뿐만이 아니라 대다수의 사람들이 저지르기 쉬운 생각이다. 여자들 자신도 그런 생각을 하기도 한다. 이심환은 그의 약혼녀인 임시음을 "따거 용소천"에게 양보한다. 그리고 기녀 선아를 이용하여 임시음이 자신을 완전 포기하게 만드는데... 여자가 어디 자기 물건인가? 양보하고 난리를 치게.

두번째 오류 : 도덕적 판단의 부족
결의형제했던 용소천에 대한 믿음(이럴때는 용소천에 대한 믿음이라기 보다는 과거 이심환 자신의 판단이 틀렸다는 것을 인정하고 싶지 않은 것이다)에서 옳은 것과 그른 것, 해서는 안될 것과 해야만 할것을 판단하지 못했던 것이다. 객관적으로 타당하고 보편적으로 옳바른 도덕적 기준을 무시하고 무조건 감싸준 것이 이심환의 큰 실수이며 자만이다. 용소천은 어릴때부터 키워 온 복수심보다 이심환의 이런 자만이 더욱 견딜 수 없었을 것이다.

세번째 오류 : 확인 사살(?)
이심환은 임시음의 곁을 떠나 10여년이 흐르자 다시 임시음을 찾아간다. 머리가 희끗희끗한 중년이 되어서도 그 녀를 잊을 수 없자 보러 갔던 것이다. 아마도 그 녀가 자신을 잊었다면 깨끗이 포기하기 위해서....아니고 그 반대면 어떻게 좀 해보려구? 그래...모든 헤어진 연인들은 확실한걸 좋아한다. 다시 한번 확인해 보는것도 좋겠지만..BUT, 그러나, 단순히 찾아간거 하나로 인해서 용씨집안은 그 때부터 서서히 풍지박살나고 만다. 안 갔다면..그냥 저냥 평화로운 가정 하나 더 있는거지 뭐.

네번째 오류 : 시력의 악화
가끔 쿨룩거리던 이심환의 모습은 그가 나중에 폐결핵으로 죽고 말리라는 암시였던거 같은데(안 죽더라...나중엔 기침도 안하더라..그냥 사래가 들렸었나 보다) 그의 심각성은 그게 아니었다. 자신의 애인도 몰라보는 그 눈...다른 사람들은 몰라도 이심환 자신만은 임시음을 알아봤어야 하는거고 가짜 시음 막란을 눈치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느낌이라는게 있을텐데도 그가 철저히 모르는거 보면 시력이 엄청시레 나쁘거나 아님...인간성이 좀 더러워서 못생겨진 임시음은 싫었던게 아닐까? 일.부.러. 모른척을??? 아니겠지~~~ 주인공인데...

용소천 : 처음부터 끝까지 그를 이해하기가 힘들었다. 복수할 작정으로 빼앗은, 아니 양보받은 임시음을 그는 진짜로 사랑해 버렸고..몇번이나 죽일 기회가 있었는데도 그는 이심환을 구해준다. 임시음을 사랑한건 뭐..여자가 워낙 이쁘니까 용서한다고 해도 이심환문제에 있어서 그의 태도는 정말 알다가도 모를 일이었다.
어릴적 충격으로 성품에 이상이 좀 있던..히히 한마다로 헤드 빙빙...걸로 생각을 하긴했지만 웬지 가엾은 인물이었다. 마지막까지 시음의 사랑도 막란의 사랑도 얻을 수 없었던 용소천...흑흑...내가 충고 한마디 해줄까? 사랑도 얻고 주인공도 하고 싶으면 얼굴 수술을 좀 해야 쓰것어....그 인물도 혼자만 놓고 보면 괜찮은데 초은준 옆이라 빛이 안나는 걸 워쩌??...복수한답시고 괜히 초은준 옆에 알짱거렸지?...흑흑...

용소천의 걸작품인 그의 아들 용소운에 대해서도 한마디해야 직성이 좀 풀리겠다. 그 간에 본 무협비디오의 악당중 최연소라고 사료되는 용소운은 청출어람일까 아버지보다 곱절은 더 악질이고 머리회전 또한 초특급이었다. 어린게 그럼 못써!하는 소리가 저절로 튀어 나올 만큼 놀라운 그 어린 놈의 행각은 이후에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가 있었다. 어머니를 빼앗아 간 이심환에 대한 미움이 극에 달한 아이의 순수한 적개심이었던 것이다. 이런 용소운의 마음은 순수하다. 충분히 이해가 가는 것이다. 어린아이에게는 무엇보다 엄마가 가장 소중한 것일테니까...
근데 이 용소운의 역을 한 꼬맹이는 우리나라의 아역배우 '최정'이랑 참 많이 닮았다. 지금은 주로 교육방송의 초등학생 대상 프로에 M.C.로 많이 나오는데...컴퓨터사용 프로그램 "아저씨, 질문 있어요~"에 나오던가?

임시음 : 그녀의 삶에서는 "만일...이라면"이라는 무의미한 것이 너무 크게 작용했다. 가 보지 않았던 길에 대한 미련은 누구에게라도 있다. 그러나 임시음처럼 지나치게 된다면 병적이라고 할 수밖에는 없다. 가보지 않았던 길...이심환..그는 임시음에게 있어서는 금단의 사과인 것이다.

임시음에게 있어서 행복이란 의미는 일시적이고 가변적인 것이다. 그녀가 원했던 행복은 `이심환`으로 더 이상 바랄 것이 없는 완전한 목적이었다. 그러나 주인공은 대부분 그렇듯 행복은 자연스레 오지 않았다. 그녀가 처음 원했던 이심환과의 결합이... 어떤 형태였던지간에...좌절되자 그녀는 근처에 있던 남자 용소천과 결혼하게 된다.


이 결혼을 누가 강요했었는가? 등 떠다 밀은 사람이 있었는가? 니가 밀었니? 니가? 아님 내가? 아니다. 그녀는 애초에 이심환과 약혼시절에 용소천을 만나자 그를 이심환과 은연중에 비교하고 있었던 것이다. 멋진 사나이 이심환, 그리고 부드럽고 자신을 생명처럼 아끼는 용소천 사이에서 보이지 않게 재고 있었을 것이다. 어느 떡이 더 큰지 그리고 맛있는지....그리고는 기왕에 정해진 것이니까 이심환과 결혼하려 했다. 그러다가 시식해보기도 전에 먹으려던 떡 하나가 없어져 버린 것이다. 이심환 떡이 그렇게 떠나자 아쉬운데로 용소천 떡과 결혼한 것이다. 아니면 다름 설명이 있을까나? 결혼이 뭐 애들 장난인가? 애인 떠났다고 옆에 있던 뭐시기랑 결혼하게???

이런 불만족스러운 차선의 선택이었기에 그녀는 천날만날 꿈에서도 그 떡이 어데로 갔나...이심환을 그리워하게 된다. "내 떠억~~~~~~"
물론 떠난 사람이 용소천이였더라고 해도 그녀는 역시 용소천을 그리워 했을지도 모르는 일이다. 죽기직전 그 녀는 마지막으로 모성의 본능을 찾게 되는데,아이를 버리고 이심환을 찾아 떠난것이 이해할 수 없었는데...작가도 역시 그 부분이 맘에 걸렸었나 보다.

아비 : 오경의 머리카락은 천연기념물 같다. 특히 그의 앞머리는 멸종된줄 알았었는데... 처음으로 본 그의 앞머리에 내내 속을 들여다 보았다. 가발같애~ 가발인가봐~ 가발이야~
아비는 일자무식이다. 젓가락 놓고 한일자도 모른다네... 이런 점이 나쁜 나라 사람들에게 철저히 이용된다. 그렇다..우린 그냥 열심히 공부해야 한다. 이용당하기 싫으면.. 어떻게 공부하냐구? 그냥 열심히 하는거지 뭐..

소이비도99는 초반부에 이심환이 소림사로 끌려가기 전까지가 무협물다운 무협비디오로서 볼만하다. 비도로 결투를 하는 장면이나 아비의 무술은 손에 땀을 쥐게 하는 매력이 있다. 그 이후에는 좀 질질 끄는 경향도 있으면서...비도는 폼만 잡는다..날리기도 전에 다 도망을 가서... 중반부를 넘어서자 각종 정신병자들이 대거 출연하여 "병원 24시"를 보는듯 하다. 그러면서 보는 사람의 인내심을 실험하게 되는데...내용이 안되니까 이심환도 좀 벗어보고 가짜 임시음도 좀 벗어 본다...사실 기대를 하긴 했는디,그게 아니어서 좀 실망.....^^.. 그리고 용소천도 막 벗는다. 용소천은 뭐 벗어도 입은거나 매 한가지지만.

왜 초반의 경쾌함과 스릴을 끝까지 가게 하지 않았는지 궁금하다. 하긴 막판까지 꾸욱 참고 봐준 사람들을 위해 선물을 하나 주긴 주더라. 가짜 임시음 막란이 용소천의 목을 향해 날린 비도...무쟈게 정확했다. 그만큼 통쾌한 장면이 소이비도99 에 또 어디 있으랴. 소이비도의 비급을 빼 오기 위해, 막란에게 배우라고 했던 비도가 용소천 자신의 목을 뚫을 줄이야...누가 알았겠는가??? 그 전 날 임시음의 죽음과 더불어서 다음 날까지 용소천의 집안에는 줄초상이 난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폐병에, 무공까지 잃기 직전인 우리의 주인공 이심환은 꿋꿋히 살아 있었다.

KOOL

꼬리글 : 소이비도의 후속편이라는 "비도외전" 역시 출시되었다.  소이비도가 인기가 있었는지 그새를 못참고  나왔길래..재미없을 것 같지만 봐 주었다. 생각보다 더 재미가 좋은 자품이었다. 오히려 비도외전이 더 좋다고 얘기할 수 있다. 표협(하가경 주연) 스타일의 심리극으로 볼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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